행사장 이동과정에서 접촉…가벼운 인사말 정도 교환

대통령 특사로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 행사에 참석했던 새누리당 윤상현(정무특보) 의원이 모스크바에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짧게 조우한 것으로 10일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과 모스크바 소식통 등에 따르면 전승절 주요 행사 가운데 하나로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펼쳐진 군사 퍼레이드 이후 무명용사의 묘로 헌화하러 이동하는 과정에서 윤 의원과 김영남 상임위원장과의 조우가 이뤄졌다.

그러나 조우가 짧았던 만큼 두 사람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보다는 가벼운 인사말 정도만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과 김 상임위원장은 붉은광장 군사 퍼레이드를 함께 참관했으나 서로 멀리 떨어져 앉아 얘기를 주고받을 수 없었다.

모스크바 소식통은 “이날 오전 11시께 붉은광장에서의 군사 퍼레이드 행사가 끝나고 사절로 참석한 외국 지도자들이 함께 걸어서 광장 인근 알렉산드롭스키 사드에 있는 무명용사의 묘로 헌화를 위해 이동하는 도중 윤 의원이 김 상임위원장에게 다가가 먼저 말을 걸면서 간단한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붉은광장에서 2차 대전에서 숨진 무명용사의 묘까지는 약 5분 거리다.

소식통은 “이동 거리가 짧았고 우연히 접촉한 것인 만큼 별다른 얘기를 나누지는 못한 것으로 안다”며 “인사말을 주고받고 안부를 묻는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상들의 이동은 경호상 통제되는 가운데 이뤄져 외부에 노출되지는 않았다.

소식통은 이동 도중 조우한 것 외에 윤 의원과 김 상임위원장이 별도로 만난 것은 없다고 확인했다.

윤 의원은 지난 8일 출국 직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만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럴 계획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북측과 자연스러운 접촉의 기회가 온다면 박근혜 정부의 남북대화에 대한 진정성을 피력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