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자 “언제 돌변할지 모르는 상황”
정부가 북한의 대화 제의에 고심을 거듭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정부 당국자는 18일 “북한의 대화 제의를 덥석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지금은 대화를 제의했지만 북한이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모르는 상태다. 진의 파악이 먼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북한이 ‘정부성명’ 발표, 불법입국한 남한 주민 송환 등 대화 제스처를 보냈다고 해서 가볍게 움직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북측의 대화 제의를 굳이 좋은 뜻으로 해석하면 ‘윙크’를 한 정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지난 15일 ‘정부성명’에서 “당국 간 대화와 협상을 개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뒤 우리 주민 2명을 송환한 것을 두고 북한의 대화공세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한·미 군사훈련 중단, 5·24조치 해제 등을 내세운 상태다. 이는 남측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지난 17일 “(북측의 대화 제의가)여전히 여러 가지 전제 조건을 붙이고 있는 점은 아쉽다”고 발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밖에도 남북 간 실제 대화까지는 여러 불씨가 남아 있다. 일단 이달 내 북한이 강력 반발하는 유엔 북한인권사무소가 서울에 개소되고 오는 8월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군사연습이 시작되면 북한은 언제 대화 제의를 했냐 싶게 비난전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도 “남북 관계도 흐름이라는 것이 있는데 현재 대결 모드에서 급하게 대화 모드로 바뀌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5-06-1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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