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이어…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
北 개인·기관이 보유한 채권 즉시 동결… 김정은 통치자금 막혀 타격 상당할 듯통일부 “세계 각국의 제재 적극 환영”
스위스가 북한 당국의 계좌 동결을 포함한 고강도 대북 제재에 동참한 데 이어 러시아도 대북 금융 제재 조치에 나섰다. 북한과 연결고리가 있던 국가들이 잇달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집권층의 ‘돈줄 죄기’에 나선 것이라 북한이 받을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19일(현지시간) 자국 금융기관들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270호 이행 조치’ 통지문을 보내 “북한과의 금융거래를 전면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또 유엔 제재 대상에 오른 북한의 개인과 기관 등이 보유한 채권은 즉시 동결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금융 계좌를 폐쇄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다만 유엔이 승인한 경우 거래가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이는 안보리가 금융 제재의 예외로 정한 재외공관 운영 및 인도적 활동 관련 거래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지난 6일(현지시간) 안보리 결의 2270호 이행 방안이 담긴 대통령령 초안을 공개한 바 있다. 이날 러시아가 북한과의 금융거래 등을 전면 동결한 것은 그에 따른 후속 조치로 볼 수 있다. 러시아는 안보리 결의 2270호 채택 과정에서 막판에 ‘딴지’를 걸어 일부 예외 조항 등을 삽입했지만 이후 대북 제재를 적극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표명해 왔다.
최근 북한과의 교류를 확대해 온 러시아마저 제재를 본격화하면서 북한의 고립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부터 북·중 관계가 냉랭해지자 그 틈을 치고 들어가 ‘신동방정책’의 일환으로 나진·하산 프로젝트, 북한 철도 현대화 사업 등 북한과의 각종 경제협력 사업을 벌였다. ‘혈맹’ 중국마저 등을 돌린 북한의 숨통을 틔워 주는 역할을 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러시아가 북한과의 금융거래 등을 모두 차단하면서 북한은 러시아에 예치해 뒀던 자금을 잃은 것은 물론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및 관련 교역망의 축소도 불가피하게 됐다. 북한 체제 유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주요한 돈줄이 또 하나 끊긴 셈이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도 그렇고 러시아도 그렇고 세계 각국이 강력한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것을 적극 환영한다”며 “이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아마 상당한 타격을 북한에 입힐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를 포함해 최근 각국이 대북 제재를 위해 국내법 등을 정비하는 것은 유엔 안보리가 규정한 제재 이행보고서 제출 시한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안보리는 지난 3월 3일 결의 2270호를 채택하며 회원국들이 90일 이내로 이행보고서를 제출토록 했다.
앞서 스위스는 북한 관련 자산 동결 등의 내용을 담은 고강도 대북 제재를 18일(현지시간) 오후 6시를 기해 전면 시행했다. 유럽연합(EU)도 북한의 개인 18명과 단체 1명을 제재 대상으로 추가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6-05-2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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