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朴대통령, 사실상 2선 후퇴…김병준은 ‘내치 대통령’”

靑 “朴대통령, 사실상 2선 후퇴…김병준은 ‘내치 대통령’”

입력 2016-11-02 17:14
수정 2016-11-0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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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총리에 내치권한 이양의지 공개적으로 언급할 듯

청와대는 2일 박근혜 대통령이 신임 국무총리에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내정한 것과 관련, “사실상 2선 후퇴의 뜻을 담은 것”이라며 “김 내정자가 내치 대통령”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날 박 대통령의 김 총리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박 대통령은 헌정 중단과 국정 공백을 막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수용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의 이같은 설명은 ‘최순실 비선실세 의혹’ 사태 수습을 위해 내치(內治)는 김병준 신임 총리가, 외치(外治)는 박 대통령이 담당하는 사실상의 분권형 대통령제를 도입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도 후임 비서실장 인선 등을 마무리한 뒤 김 총리 내정자에게 권한을 대폭 넘기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김 신임 총리의 권한을 공개적으로 확인하는 순간 대통령이 2명이 되는 셈”이라며 “김 내정자는 내치 대통령이 되는 것이고, 박 대통령은 내치에서 사실상 2선으로 물러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참모도 “박 대통령의 책임총리 임명은 사실상 정치 현안에서 박 대통령이 2선으로 물러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여러가지 방식을 통해 박 대통령이 신임 총리 내정자에게 권한을 넘기겠다는 의지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참모는 특히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도 “김 총리가 본인 색깔대로 국정운영을 해나갈 것”이라며 “현 정부의 정책이 많이 뒤집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는 김 총리 내정자가 역사 국정교과서 추진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온 만큼 현 정부의 각종 핵심 정책도 보류 또는 중단될 가능성까지 열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 참모는 “박 대통령은 국민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다만, 대통령 하야는 국민과 역사 앞에서 무책임한 결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헌정 중단을 막고, 국정 공백 최소화를 위해서 책임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고 일할 수 있게 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향후 개각작업도 김 내정자가 주도하게 될 것임을 시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치권이 요구한 거국 중립내각의 취지를 살려 향후 개각도 김 내정자 의견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며 “김 내정자는 국무위원 제청권 등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적극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야당이 김 내정자 인사청문회 거부 방침을 밝힌 데 대해선 “정국수습을 위해 야당도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고 같이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국정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그럴 수도 없다”며 “대통령이 만신창이가 된 지금 이 상황에서 정파적인 욕심을 취할 게 뭐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다른 참모는 “노무현 정부의 정책을 설계했던 김 내정자가 향후 정부 정책과 내치를 책임지겠다고 하는데 이마저 거부하면 야당은 무엇을 위해서 정권을 잡으려 하는가”라며 “정국수습을 위해선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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