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지기’ 김정학 판사 “내 가방 들어주느라 지각하던 재인이”

‘50년 지기’ 김정학 판사 “내 가방 들어주느라 지각하던 재인이”

이슬기 기자
입력 2017-05-16 09:27
수정 2017-05-1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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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50년 지기인 김정학(64ㆍ사법연수원 18기)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50년을 지켜본 친구로서 재인이는 살아온 인생 자체가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평했다.

15일 김 판사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아니면 자신이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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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 배식받는 문 대통령
삼계탕 배식받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후 첫 주말인 13일 오전 대선 당시 ‘마크맨’을 담당했던 기자들과 산행 뒤 충정관 직원식당에서 삼계탕을 배식받고 있다. 2017.5.13 연합뉴스
김 판사는 뒤늦게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 한참 후배가 됐지만, 둘은 경남중ㆍ경남고를 함께 다니며 학창시절을 함께 보낸 둘도 없는 친구사이다. 문 대통령은 학창시절 소아마비를 앓아 불편한 김 판사의 책가방을 들어주느라 매번 지각을 했다고 한다. 김 판사는 “(고등학교) 1학년 때는 둘 다 키가 작았어요. 나중에 재인이가 하는 말이 ‘내 키가 조금 더 크고 힘이 셌으면 정학이를 마음껏 업고 갈 텐데’ 하면서 속으로 울었다고 하더군요. 재인이는 고2 때 10㎝ 이상 훌쩍 컸지요.”라고 회상했다.

문 대통령은 사업에 실패한 김 판사에게 고시 공부를 권유하고 뒷바라지도 했다고 한다. 모든 비용을 다 댈 테니 고시공부를 시작하라고 했다는 것. 당시 문 대통령도 변호사로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미리 고시원을 구해놓고 새로 바뀐 고시서적과 용돈까지 대며 김 판사를 지원했다고 한다. 김 판사는 문 대통령의 도움 끝 2년 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012년 대선 때는 김 판사가 서초구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아 더 조심스러웠다. 혹여 선거법에 위반될까 지지하는 발언도 못한 채 마음을 졸이며 개표 방송을 지켜봤다고 한다. 김 판사는 “그 동안 재인이에게 진 빚을 갚을 기회가 없었다”면서 ”판사 월급으로 경제적 도움을 줄 수는 없어도 젊을 때 진 빚은 언젠가 폼 나게 갚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누구보다 인간적이고 서민을 이해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김 판사는 확신했다. 서울에서 일을 보고도 가축들이 눈에 밟혀 양산에 내려갈 정도였다는 것.

김 판사는 문 대통령에게 촛불과 태극기로 나뉜 민심을 봉합하는 화합정치와 외교ㆍ안보 불안을 씻어달라고 부탁했다. 과거의 잘못을 고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 비전을 먼저 제시해주길 바랐다. 늘 약자의 마음을 헤아려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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