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의사 사형집행 연기 요청 편지 원본 첫 공개

안중근의사 사형집행 연기 요청 편지 원본 첫 공개

입력 2010-01-27 00:00
수정 2010-01-27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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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1879~1910) 의사가 순국 직전 자신의 필생 역작인 ‘동양평화론’ 완성을 위해 사형 집행 연장을 요청한 사실을 기록한 편지 원본이 처음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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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가 사형집행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한 상황을 기록한 뤼순 감옥 형무소장의 편지(왼쪽)와 이 편지가 담겼던 봉투의 앞뒤면.  예술의전당 제공
안중근 의사가 사형집행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한 상황을 기록한 뤼순 감옥 형무소장의 편지(왼쪽)와 이 편지가 담겼던 봉투의 앞뒤면.
예술의전당 제공


편지는 1919년 3월19일 뤼순 감옥의 구리하라 전옥(형무소장)이 조선통감부 사카이 경시(총경급 직위)에게 보낸 보고서 형태다. 안 의사는 편지가 작성되고 일주일 뒤에 순국했다.

구리하라는 편지에서 “안 의사가 ‘동양평화론’ 서론을 끝내고 본문을 집필하는 중”이라면서 “본인은 철저하게 ‘동양평화론’ 완성을 원하고 사후에 반드시 빛을 볼 것으로 믿기 때문에 얼마 전 논문 저술을 이유로 사형 집행을 15일 정도 연기해줄 것을 탄원했으나 허가되지 않을 것 같아 결국 ‘동양평화론’ 완성은 바라기 어려울 것 같다.”고 썼다.

이 편지는 사본이 일본 국회도서관에 소장돼 있어 그 존재 및 내용은 이미 알려졌으나 원본은 지금껏 공개되지 않았다. 국내의 한 개인소장자가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아 보관하고 있다가 안 의사 순국 100주년을 기념해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유묵전에 내놓았다. 전시는 다음달 25일까지 연장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2010-01-27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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