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17일 밤 9시가 넘은 시각.

　어둠이 짙게 깔린 인천 중구 연안부두에서 유사 경유를 몰래 유통업자에게 판매하려던 브로커 박모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그러나 박씨는 이날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두 시간 남짓 간단한 조사만 받고 풀려났다.브로커 박씨가 유유히 경찰서 문을 나올 수 있었던 데는 수사 경찰관의 힘이 컸다.

　현장에서 박씨를 체포했던 영등포서 김모(43) 경사는 1천만 원을 주면 형사입건하지 않겠다고 회유한 뒤 적정 금액이 조정되자 박씨를 그대로 풀어준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그러나 실제로 돈은 건너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 경사는 또 박씨로부터 유사 경유 3만2천ℓ(시가 3천360만원 상당)를 압수한 뒤 이를 환경 관련 단체에 넘긴 것처럼 속이고 직접 유통업자에게 팔아 돈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에서 김 경사는 돈을 받은 적도 없고 유사 경유를 팔아넘긴 적도 없다며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배성범 부장검사)는 18일 임의로 피의자를 풀어주고 압수물을 팔아넘긴 혐의(수뢰후 부정처사)로 김 경사를 구속했다.

　검찰은 김 경사의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유사 경유를 사들인 유통업자의 행방을 쫓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