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1주기] “사람 배려하는 정치… 그분의 유지 받들었으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1주기] “사람 배려하는 정치… 그분의 유지 받들었으면”

입력 2010-05-22 00:00
수정 2010-05-22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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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노무현재단 상임이사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인 23일을 앞두고 반드시 만나야 할 사람은 노무현재단 상임이사 문재인 변호사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다.”라고 말했듯, 문재인을 빼놓고 노무현을 이야기하기는 어려웠다. 서거 1주기 추모 행사를 준비하느라 문 변호사는 바빴다. 시간 내기가 어렵다며 인터뷰를 정중히 거절했다. 무턱대고 조르니 지난 19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묘역 언론 공개행사에서 짬을 내주었다. 부족한 부분은 이메일로 보완했다.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가 사퇴해 노무현재단 이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문 변호사는 한사코 자신을 노무현재단 ‘상임이사’로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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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노무현재단 상임이사는 19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노무현의 가치는 억압받고 소외받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상임이사는 19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노무현의 가치는 억압받고 소외받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을 버려 국민 가슴 속에 부활”

500만이 넘는 추모 인파가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함께 슬퍼하고 마음 아파했다. 문재인 변호사는 “참으로 고마웠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엄청난 추모행렬을 보고 생각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자신을 버려서 국민들의 가슴속에 부활했구나…. 노 대통령다운 죽음이었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통해 국민들이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에 대해 다시 인식하게 됐고, 그것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나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암묵적인 다짐들이 많은 사람들의 밑바닥에 자리잡게 된 것 같아요.”

1년이 지난 현재 추모열기가 많이 가라앉았다는 평가도 있지만, 문 변호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른 만큼 차분해진 겁니다. 국민들이 노 대통령의 서거를 겪으면서 가슴 한 편에서 치솟았던 뜨거운 분노, 가치와 진정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같은 것들이 내면화되어 흐르고 있습니다. 때때로 분출되기도 하고요.” 노무현의 가치가 국민들에게 남아있는 것, 그것을 문 변호사는 ‘노 대통령의 부활’로 표현했다.

●“소외된 사람에게 희망 준 분”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는 무엇일까. 그가 기억하는 노무현은 ‘끝까지 현실에 굴복하기를 거부한 이상주의자’다. 문 변호사는 “억압받고 소외되는 사람없이 누구나 사람 대접 받는 세상을 ‘사람사는 세상’이라고 표현했던 분이고, 그것이 노무현의 가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사람사는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정치에 투신했다. 대통령이 됐을 때나 심지어 퇴임하고 나서도 끝까지 그 목표를 내려놓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1년 동안 참여정부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공과 평가가 이뤄졌다. 문 변호사는 “노무현 대통령은 서민들, 지방 사람들, 권력에 연고가 없는 소외된 사람들에게 희망을 줬다.”고 평가했다.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 서민복지, 남북관계, 국가균형발전에 큰 발전을 이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건국 이후 계속돼왔던 권위주의 체제를 해체하고, 진보적 민주주의에 대한 지향을 처음으로 분명하게 제시했습니다. 그것이 우리 역사에 가장 큰 업적으로 남을 것입니다.”

참여 정부 초대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을 거친 만큼 과오에 대한 의견도 궁금했다. 문 변호사는 “투쟁적이고 대결적인 정치풍토 속에서 개혁에 주안점을 두느라 국민들을 편안하게 하지 못한 점을 말할 수 있다.”면서 “언론과 싸우고 야당과 싸우느라 국민과 소통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현실 바로잡는 게 노 전 대통령 유지”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정치하지 마라.”는 내용의 글을 온라인에 게재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문 변호사는 “정치현실이 너무나 적대적이고 고통스러워서 하신 말씀이다.”면서 “나는 그 속에 들어가기 겁이나 하지 못하지만, 그런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노 대통령의 유지 속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국 정치에 대한 문 변호사의 바람으로 인터뷰를 끝냈다. “지금보다 국민들을 통합하는 정치로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뒤처지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따뜻한 정치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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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김해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2010-05-2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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