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후보 학교경영계획 심사에 교사 참여…전문직-일반직 벽 붕괴 천명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초·중·고 교장을 뽑는 교장공모 심사에 ‘교사 선호도 평가’ 결과를 우선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정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25일 시교육청 관계자 등에 따르면 곽 교육감은 전날 시교육청에서 열린 ‘체벌 없는 학교 만들기’ 고등학교 교감 회의에서 “교장공모 1단계 인사자료로 후보자 평판 조사 결과를 쓰겠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이번에는 교장공모 3단계 심사에서만 현장교사들의 평판 조사 결과를 봤는데 학교별 교장공모심사위와 교육청 교장공모심사위가 매긴 1,2순위와 현장 교사들의 평판이 극단적으로 다른 경우가 7곳이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심층면접 결과 7곳 중 4곳에서 1,2위 후보자의 순위가 바뀌어 최종 임용 후보자가 선정됐다”면서 “앞으로 (교장공모 절차에서) 후보자 평판조사를 제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시교육청은 지난 10일 교장 공모제를 통해 초·중·고교 교장 최종 임용 후보자 75명을 선발했으며,원칙적으로는 이번 공모에서 교사 선호도 평가는 최종 임용후보자 선정에 반영되지 않는 참고자료로만 활용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앞으로 1단계인 학교별 교장공모심사의 학교경영계획 발표회에 심사위원뿐 아니라 해당 학교 교사들도 원할 경우 참여해 후보들에게 점수를 매길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학교별 교장공모심사는 서류와 면접,학교경영계획 발표회 등 3가지로 이뤄지며 학교경영계획 발표 점수는 학교별로 20∼30%가 반영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장공모 심사에 교사 선호도 평가 결과를 반영하는 것이 원칙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교사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 자체는 당연한 것이라 다른 교육 주체를 무시하고 교사 선호도 평가로만 교장 공모 결과가 좌우되지 않으면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다.조만간 관련 지침을 내려 보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계 일각에서는 벌써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서류와 면접 심사가 그다지 변별력이 없는 상황에서 학교경영계획 심사에 교사를 참여시킬 경우 사실상 교사가 직접 교장을 뽑는 선출교장제와 유사한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교사 평가는 같은 학교 출신을 우대하는 풍토 때문에 객관적일 수 없으며,자칫 인기투표로 변질돼 학교를 선거·정치판으로 몰아가는 등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고 비판했다.
한편 곽 교육감은 이날 전문직(장학관,장학사,연구관 등)과 일반직의 벽을 허물고 인사상 평가점수가 동일할 경우 여성을 우선 기용한다는 새 인사원칙을 천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