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상임위원 2명 사퇴… 내부갈등 폭발

인권위 상임위원 2명 사퇴… 내부갈등 폭발

입력 2010-11-02 00:00
수정 2010-11-0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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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무슨 일이… 사상 초유 동반사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차관급인 상임위원 3명 중 2명이 1일 현병철 위원장의 조직 운영 방식에 항의하며 동반 사퇴 의사를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2001년 인권위 설립 이후 2명 이상의 상임위원이 3년 임기 도중에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두 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면 행정안전부가 통상 2주간 면직 절차를 거쳐 면직 처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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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남영·문경란 상임위원은 오전 현 위원장과 최근 선임된 장향숙 상임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상임위 간담회를 갖고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전 정권에서 대통령 추천으로 임명된 유 위원은 12월 23일 임기 만료되며, 한나라당 추천인 문 위원의 임기는 내년 2월 3일까지다. 유 위원 등은 지난 2월 국회에서 인권위 전원위원회 의결이 나오지 않은 북한 인권법안 관련 안건을 인권위 입장인 것처럼 보고한 일, 용산참사 의견서 제출 과정에서의 일방적 회의 진행, 인권위 독립성 훼손 의심 발언 등 현 위원장의 발언과 행보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 또 이들은 MBC PD수첩 건과 박원순 변호사의 국가 대상 소송 건, 야간시위 위헌법률심판 제청 건, 국가기관의 민간인 사찰 건 등 각종 현안이 전원위에서 부결되거나 중요 안건으로 다뤄지지 않자 현 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웠다.

결국 지난달 25일 상임위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내용의 인권위 운영규칙 개정안이 전원위에 상정되면서 두 위원은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은 상임위원 3명이 특정 안건에 합의해도 위원장 직권으로 전원위에 상정해 다시 논의할 수 있게 했고, 상임위 의결로만 가능했던 긴급 현안 의견 표명도 전원위를 거치도록 하는 등 상임위 역할과 권한을 대폭 줄였다.

문 위원은 사퇴 의사 표명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 위원장 부임 이후 인권위는 오직 권력기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것인지 아닌지에 초점을 맞춰 왔다.”면서 “상임위에는 의견 제출과 상정, 의결권조차 없기 때문에 이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상임위뿐만 아니라 사무처에도 갈등이 극심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일을 그만둔 직원이 많다.”면서 “상임위 권한을 축소하는 운영규칙 개정안 상정 후에 내부적으로 3000건이나 되는 의견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현 위원장은 두 위원의 사퇴 의사에 대해 “아직 임기가 남았는데….”라고 씁쓸해했지만 사표 수리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2010-11-0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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