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영동지역 2~3월 기록적 적설량 왜

강원 영동지역 2~3월 기록적 적설량 왜

입력 2011-02-14 00:00
수정 2011-02-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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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찬공기+느린 저기압 ‘1m 폭설’

‘2011년 2월 11일 강릉 77.7㎝, 2010년 3월 9일 대관령 108.8㎝, 2009년 3월 26일 홍천 40㎝.’ 입춘이 지났지만 강원 영동지방의 ‘2월 눈폭탄’은 올해도 비켜가지 않았다. 지난 11일에는 강릉에 77.7㎝의 눈이 내려 신적설량(하루 동안 내린 눈)으로는 1911년 기상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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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폭탄을 맞은 강릉, 동해, 삼척 등은 도시 기능이 일시 마비됐고, 고립무원의 ‘섬’으로 변한 산간벽지 마을도 한둘이 아니다. 겨울이 다 지났다 싶은데 유독 영동지방에 폭설이 잦은 이유는 뭘까. 기상청은 약 5㎞ 상공의 북쪽 찬 공기(영하 30도 안팎)가 한반도로 이동하면서 남동쪽 해상에서 발달한 저기압과 만났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이때 강한 동풍이 유입되면서 동해안 지역에 눈구름대가 형성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동해안 지방은 지형적인 특성 때문에 한겨울인 1월보다 봄의 길목인 2월에 폭설이 잦다. 1월에는 찬 대륙고기압 세력이 워낙 강해 중국 남부지방 등에 저기압이 형성되기 어렵다. 때문에 북서풍이 자주 불어 서해안에 많은 눈이 내린다. 하지만 2월 들어 고기압이 약해져 한반도 남쪽에 저기압이 만들어지면 북고남저(북쪽 고기압, 남쪽 저기압)의 기압배치로 북동풍이 자주 분다. 이때 상층에 있는 찬 공기가 북동풍을 타고 상대적으로 온도가 높은 해수면을 따라 내려오면서 수증기를 공급받아 커다란 눈구름대가 동해안 상공에 만들어지는 것이 ‘2~3월 동해안 폭설의 메커니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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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이번에도 북고남저로 기압이 배치된 상태에서 눈구름이 강한 동풍을 타고 동해안으로 유입된 것이 강원 지역 폭설의 주된 이유로 보고 있다. 이번 폭설을 포함해 2000년대 들어 강원 지역에서 발생한 20㎝ 이상 아홉 차례의 폭설 가운데 일곱 번이 2월과 3월에 집중된 것도 이 때문이다. 2001년 2월 15일 춘천 25.2㎝, 2005년 3월 4일 대관령 68.5㎝, 2009년 3월 26일 홍천 40㎝, 2010년 3월 9일 대관령 108.8㎝ 등 엄청난 양의 눈이 내렸다. 속초의 2월 하루 최대 적설량도 89.6㎝로 1월보다 30㎝가량 많다.

기상청은 이번 영동지방 폭설의 또 다른 원인으로 저기압의 느린 이동속도와 장시간 배치된 북고남저형의 기압을 꼽고 있다. 예년과 다르게 동해남부 해상과 일본 남쪽 해상에 이동속도가 느린 2개의 저기압이 발달하면서 눈구름대가 강하게 형성됐다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고남저형의 기압 배치가 계속돼 14일에도 영동지방에 최대 30㎝의 폭설이 예상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2011-02-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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