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 책도, 읽는 학생도 없다

읽을 책도, 읽는 학생도 없다

입력 2011-03-09 00:00
수정 2011-03-09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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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20개 대학 소장 장서 북미대학 절반 안돼

8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 도서관. 학기 초인데도 3층 열람실은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학생들이 가득했다. 나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최근의 극심한 취업난을 반영하듯 책상에는 토익·토플 교재나 공무원시험 수험서, 자격증 관련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국내에서 규모가 큰 상위 20개 4년제 대학 도서관들이 소장하고 있는 평균 장서 규모가 미국 등 북미지역 주요 대학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대학생 1인당 연평균 도서 대여량은 이들 대학의 65% 수준에 그쳐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책을 읽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책 읽는 대학생도 드물지만 읽을 책도 없다는 푸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8일 공개한 ‘2010 대학도서관 통계분석 자료집’은 국내 대학의 열악한 도서 보유 현황과 우리나라 대학생의 빈약한 독서량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자료집에 따르면 서울대·고려대 등 규모가 가장 크다는 상위 20개 대학의 도서관 평균 보유도서 수는 191만 4000권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미연구 도서관협회’(ARL)에 가입한 113개 대학의 평균 보유도서 441만 7000권의 43.3% 수준이며, ARL에서 최하위(113위)를 기록한 캐나다 구엘프 대학(185만 4000권)과 비슷한 규모이다. 국내 대학 중 가장 많은 책을 가진 서울대의 경우 409만 5000권으로, ARL대학 평균치보다 10%가량이나 적었다.

이처럼 국내 대학의 열악한 장서량을 반영하듯 대학생들의 대출 이용률도 ARL 대학 평균의 겨우 절반을 넘는 수준에 그쳐 우리나라 대학생의 독서량 역시 매우 적었다.

국내 상위 20위권 대학의 재학생 1명당 연평균 대출 도서는 17권으로 ARL 평균의 65%에 그쳐 71위인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와 비슷했다. ARL의 1인당 대출 도서가 가장 많은 학교는 하버드대(102권)로, 국내에서 도서 대출이 가장 많은 이화여대(35권)의 3배에 달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011-03-0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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