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되고팠던 트랜스젠더, 자녀학대하다 실형

여자가 되고팠던 트랜스젠더, 자녀학대하다 실형

입력 2011-03-23 00:00
수정 2011-03-2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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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되길 꿈꾸던 30대 트랜스젠더가 친자식 네 명을 학대하다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23일 전주지법에서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오모(31.무직)씨가 자녀들에게 손찌검을 시작한 것은 2008년 초.

밤에 트렌스젠더 업소에서 일하던 오씨는 광주시의 여관 등을 전전하며 헤어진 첫 동거녀 사이에서 낳은 네 명의 자녀에게 밥을 주지 않고 폭행을 일삼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호르몬 주사를 맞으며 진짜 ‘여자’가 되려 했던 오씨는 퇴근 후 술에 취해 ‘엄마’라고 부르라면서 자녀들을 폭행했다.

오씨는 아침에는 술에서 깨 아빠로 행동했고, 새벽에는 만취해 ‘엄마’처럼 굴어 아이들은 성정체성에 혼란을 겪었다.

오씨는 4∼10세의 자녀들을 학교와 유치원 등에 보내지 않았고 수시로 밥을 굶겼으며 주먹까지 휘둘렀다.

이들이 살던 방에는 각종 쓰레기와 음식물, 술병이 어질러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악취가 심했다.

오씨는 2006년 만난 두 번째 동거녀 사이에 세 명의 자식을 더 낳은 뒤 지난해 중순 결별했고, 이 뒤로 더 심한 학대를 가했다.

결국 오씨는 이 모습을 보다못한 가족의 신고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군대 복무를 마친 오씨는 “최근 몇년 전부터 여자가 되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들었다. 꼭 성전환 수술을 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씨는 검거 당시 하이힐을 신고 있는 등 여장을 하고 있었으며 여자와 똑같은 말투를 쓰고 있었다”며 “유치장에 있는 오씨를 면회하려고 남자 애인이 찾아와 직원들이 놀라기도 했다”고 말했다.

법원은 또 오씨와 함께 아이들을 학대한 두 번째 동거녀(31)에게도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전주지법 형사4단독 최두호 판사는 “피고인들은 학대행위가 교육차원이고 정당하다고 주장하지만 폭력의 횟수와 형태, 이유 등을 종합하면 친권의 행사라거나 교육차원의 지도행위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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