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거리 없어서…” 겨울마다 車보험 사기

”일거리 없어서…” 겨울마다 車보험 사기

입력 2011-04-26 00:00
수정 2011-04-26 07:4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경찰, 팔당 일대 잠수부 14명 입건

겨울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생활고에서 벗어나려고 매년 고의로 자동차 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챙기는 사기 행각을 벌인 일명 ‘머구리’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머구리는 심해나 깊은 강, 저수지 등에서 해삼이나 다슬기 등 각종 해수산물을 잡는 잠수부를 일컫는다.

26일 서울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2007년 늦가을 남양주시 팔당대교 인근을 중심으로 머구리 일을 해온 임모(50)씨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곧 겨울이 다가오는데 모아놓은 돈이 거의 없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길이 막막했기 때문이다.

임씨는 평소 일주일에 한 차례씩 일당 20만∼30만원을 받고 머구리 일을 했다. 다른 계절에는 이 정도 수입이면 입에 겨우 풀칠은 할 수 있었지만 겨울에는 얘기가 달랐다.

강물이 얼어붙고 바닷물은 잠수하지 못할 정도로 온도가 내려가기 때문에 겨우내 일감이 한 번이라도 들어온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임씨는 결국 같은 걱정에 밤잠을 설치던 홍모(55)씨 등 동료 잠수부 5명과 구리의 잠수사무실에서 보험사기를 공모하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같은해 11월11일 하남시의 한 도로에서 홍씨가 자신의 승용차로 동료 박모(53)씨 등 4명이 탄 차량 뒷부분을 들이받고서 치료비 등 명목으로 지급된 보험금 800만원을 사이좋게 나눠 챙겼다.

손쉽게 적지 않은 돈을 타낸 탓에 곧바로 같은 수법의 추가 범행을 저지를 법도 했지만 이들은 그러지 않았다.

임씨는 “어디까지나 생계를 위해 벌인 일이었다. 한 사람당 100여만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이후 이들은 매년 겨울이면 같은 수법의 범행을 저질러 한번에 500만∼800만원의 보험금을 타냈지만, 이들의 ‘소박한’ 보험사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매년 겨울 하남시 일대에서 잠수부들이 피해자인 교통사고 신고가 한차례씩 들어오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보험회사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결국 임씨 등 잠수부 14명은 2007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교통사고를 가장해 보험금을 타내는 수법으로 총 5차례에 걸쳐 3천500만원을 챙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