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9전 960기’ 차사순 할머니의 좌충우돌 운전기>

<‘959전 960기’ 차사순 할머니의 좌충우돌 운전기>

입력 2011-05-20 00:00
수정 2011-05-20 07:1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운전면허증 취득 1년째...네 번 교통사고로 ‘아찔’

“뒤따라오는 운전자들이 초보 운전자를 가만 놔두질 않더군요.”

960차례 도전 끝에 운전면허증을 따내 ‘959전 960기 신화’를 쓴 차사순(70.완주군 소양면) 할머니가 면허증 취득 1년을 맞아 그 동안 운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지난해 5월 운전면허증을 딴 차 할머니는 “운전하다가 뒤차가 하도 빵빵거려서 갓길에서 쉬었다 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며 “아직 우리 사회가 초보 운전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같다”고 멋쩍게 웃었다.

그는 지난해 8월 한 자동차회사의 광고모델로 나서 받은 승용차를 타고 있지만 지금껏 네 번이나 교통사고를 냈다. 다행히 모두 인명피해는 없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집 근처에서 주차하려고 후진 기어를 넣으려 했으나 순간 착각해 운행 기어를 넣는 바람에 벽을 들이받아 수백만원의 차량 수리비가 나왔다.

감나무를 정면으로 들이받는 아찔한 사고도 경험했다. 잦은 사고 때문에 단골 공업사까지 생겼다.

차 할머니의 안전을 걱정한 자녀들은 ‘풀옵션’으로 운전자 보험을 들어놨지만 아직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차 할머니가 언론에 자주 보도되면서 알아보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전주 중앙시장에서 채소를 팔다보면 “TV에 나온 할머니 아니냐”며 묻는 사람을 자주 만난다고 한다.

그는 고속도로에서 시속 50㎞ 이상 속도를 내지 않고 조심스럽게 운전하다가 뒤차의 강한 항의를 견디지 못하고 집으로 되돌아 온 적도 있었다.

차 할머니는 “처음엔 자신있게 운전했으나 자꾸 사고가 나고 다른 운전자들이 싫은 소리를 하니깐 상당히 위축되는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사고가 나면 날수록 운전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밤마다 마음 속으로 운전연습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평생의 목표이자 소원이던 운전을 시작했으며 앞으로는 빵 만드는 기술을 배워 손자들에게 직접 만든 빵을 선물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2005년 4월부터 운전면허증 취득에 나선 차 할머니는 필기시험에서 949번이나 떨어지는 등 모두 960번의 도전 끝에 지난해 5월 면허증을 손에 넣었다.

주말과 국경일을 제외하면 거의 매일 운전면허시험장을 찾아 시험을 치렀지만 매번 30∼50점으로, 2종 보통면허 합격선인 60점을 넘지 못했다.

차 할머니의 소식은 ‘의지의 한국인’이란 이름으로 세계 통신사를 통해 타전되면서 뉴욕타임스 등 해외언론에 소개됐고, 시카고 트리뷴은 차 할머니를 현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기억시켜야 할 ‘집념과 끈기의 귀감’으로 소개했다.

차 할머니는 국내 자동차회사 광고에도 모델로 등장해 ‘올해의 광고모델상’을 받았고 지금의 ‘애마’인 흰색 승용차를 선물받았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