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고엽제 DMZ에 모두 써 캠프캐럴 등 미군기지로 안 갔다”

“1968년 고엽제 DMZ에 모두 써 캠프캐럴 등 미군기지로 안 갔다”

입력 2011-05-31 00:00
수정 2011-05-3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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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고엽제 사용 보고서’ 작성한 앨빈 영 박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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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빈 영
앨빈 영
2006년 미 국방부의 요청으로 미군의 고엽제 사용 과정을 조사한 보고서를 작성한 미국의 고엽제 전문가 앨빈 영(69) 박사는 30일 “쓰고 남은 고엽제가 캠프 캐럴 등 한국 내 미군기지로 갔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영 박사는 서울신문과의 전화 및 이메일 인터뷰에서 “1968년 비무장지대(DMZ) 제초를 목적으로 들여온 고엽제는 현장에서 모두 쓰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영 박사의 이 같은 주장은 1970년대 캠프 캐럴에서 근무한 전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가 부대 안에 고엽제로 추정되는 물질이 들어 있는 드럼통을 대량으로 매립했다고 한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1968년 DMZ에 살포하기 위해 한국에 들여온 고엽제는 얼마나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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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스턴섬서 조사  앨빈 영 박사가 1974년 하와이 인근 존스턴 섬에서 고엽제가 담긴 드럼통 주변을 조사하고 있는 모습. 앨빈 영 제공
존스턴섬서 조사
앨빈 영 박사가 1974년 하와이 인근 존스턴 섬에서 고엽제가 담긴 드럼통 주변을 조사하고 있는 모습.
앨빈 영 제공
-베트남에서 미 공군이 재고로 갖고 있던 에이전트 오렌지 7만 9040ℓ와 에이전트 블루 13만 2080ℓ, 미 본토에서 모뉴론(분말형) 17만 6870㎏을 들여왔다.

→당시 사용하고 남은 고엽제가 1978년 캠프 캐럴에 매립됐을 가능성은 없나.

-없다. 애초 8090㏊에 뿌릴 고엽제를 들여왔는데, 막상 7330㏊에 살포하니 모두 동났다.

→미군이 다른 경로를 통해 추가로 가져온 것은 아닐까.

-베트남에서의 군수물자 수송은 ‘공군물자사령부’의 통제 아래 이뤄지기 때문에 기록에 없는 것이 다른 루트로 올 수는 없다. 미 본토에서 온다면 미시시피의 걸프포트에서 왔다는 얘기인데, 그런 일은 없었다. 당시 내가 거기에서 환경병과 장교로 근무해서 잘 안다. 당시 기록에는 살포하고 텅 빈 에이전트 오렌지(고엽제) 드럼통 380개와 에이전트 블루 드럼통 635개를 물이나 디젤 연료로 씻은 뒤 살포를 담당했던 한국의 1군사령부에 넘겨줬고, 모뉴론을 담았던 섬유 재질의 드럼통 7600개는 현장에서 불태웠다고 돼 있다. 한국군에 넘겨준 드럼통은 금속 재질이어서 불태울 수가 없었다. 디젤 연료를 담았던 7000개의 드럼통도 한국군에 줬다.

→한국군은 금속 드럼통들을 어떻게 했을까.

-한국군에 넘겨줬다고만 돼 있고 그 다음엔 기록에 없으니 모르겠다. 어디에 팔았을 수도 있다. 그 드럼통들은 고급 강철로 만든 것이었으니까. (웃으면서)그땐 1968년이었다(한국이 가난했다는 뜻).

→한국 외에 남은 고엽제들을 미군은 어떻게 했나.

-1970년부터 발효된 새 규정에 따라 베트남에 보관돼 있다가 1972년 돌아온 고엽제와 1968~1969년 미 본토에 보관돼 있던 고엽제는 1977년 태평양 한가운데의 배에서 모두 소각했다.

→당시 DMZ 고엽제 살포 최종 명령자는 누구였나.

-한국 1군사령부가 했다. 미군은 고엽제를 제공한 역할만 했다. ‘최원식’이라는 한국군 소령이 살포 전 10개월간 미 앨라배마 주의 화학훈련센터에서 교육받고 돌아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서울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1-05-3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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