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타임오프제로 조합원 자살” 주장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이 노동조합의 조합원 자살과 관련한 조업거부로 9일 전면 가동 중단됐다.

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공장 내에서 발생한 조합원 박모(49)씨 자살사건이 회사의 노조탄압을 이기지 못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유가족이 주장하고 있는 박씨의 산재인정 및 회사 관련자 처벌 등 4개 요구조건을 회사측이 받아 들일 것을 촉구하며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조업거부에 나서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되고 있다.

노조는 숨진 박씨가 노동안전위원으로 활동하며 조합원들을 면담하는데 할애한 시간을 회사측이 타임오프제 시행을 이유로 무급처리 하거나 무단이탈이라는 근무태도 지적에 힘들어 했다고 유서를 통해 밝혔다고 주장했다.

노동안전위원은 현장 활동을 하며 부상하거나 지병을 호소하는 조합원을 만나 상담하고 이를 조합에 보고, 산재 처리가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자리로, 지난 4월 1일 타임오프제 도입 이전에는 박씨의 활동이 모두 유급처리 됐었다.

노조는 이날 오후 자살내용이 알려지면서 급히 울산에서 올라온 이경훈 현대차 노조위원장과 함께 아산공장 노조사무실에서 대책회의를 갖고 조합원과 유가족이 참여하는 대책위윈회를 구성해 회사측과 대화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최동국 노조 사무장은 “노조간부에 대한 노조활동 탄압이 선량한 근로자를 자살로 몰고갔다”며 “조합원의 억울한 죽음이 되지 않도록 노조가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양동걸 현대차 아산지원실장은 “노조의 조업거부가 불법 또는 합법인지를 따지기에 앞서 공장가동을 서둘러 손실을 줄이는게 우선”이라며 “노조측 대책위가 구성되는 대로 원만한 협의를 거쳐 이른 시일내에 정상가동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평소 2교대로 주야 쉴새없이 가동되던 현대차 아산공장은 이날 오후 노조원들이 조업을 거부하고 모두 퇴근하는 바람에 모든 작업라인이 멈춰선 가운데 적막감만 감돌고 있다.

한편 유가족은 박씨의 산재인정 및 유족 취업보장, 노동열사 인정, 관련자 처벌 등 4개안을 회사측에 요구하며 한때 시신 인도를 거부했으나 고인에 대한 예우를 갖춰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일단 병원으로 옮기고 난뒤 협상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박씨는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충남 아산시 인주면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내 화장실에서 목매 숨진채 동료에 의해 발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