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공화국 황태자’로 불린 박철언 전 체육청소년부 장관은 11일 노태우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김영삼(YS) 전 대통령 대선자금’을 폭로한데 대해 “만약 YS측이 이 문제를 놓고 사실관계를 다툰다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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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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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언씨
박 전 장관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권력운영과 정치가 투명하지 않고서는 선진사회에 진입할 수 없으므로 노 전 대통령이 역사와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히겠다는 심정으로 회고록을 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박 전 장관과의 일문일답.
--‘YS 대선자금’을 폭로한 이유는.
▲지금 장기 투병 중인 노 전 대통령이 20년 전 일을 회고록에 담는 데 무슨 정치적 의도가 있겠는가. 권력운영과 정치가 투명하지 않고서는 선진사회에 진입할 수 없으므로 노 전 대통령이 역사와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히겠다는 심정으로 회고록을 낸 것이다.
--‘YS 대선자금’의 존재를 알고 있었나.
▲대선자금이 전달될 때는 몰랐다. 하지만 내가 6년 전 ‘바른 역사를 위한 증언’을 쓸 때는 알고 있었다. 다만 책에 담지 않은 것은 내가 직접 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YS측은 ‘그런 자금은 당으로 간다’는 설명을 했다.
▲말이 안된다. 만약에 당에 3천억원이 전달됐다면 입금ㆍ지출 상황이 정리됐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누구도 3천억원 지원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 아닌가.
--노 전 대통령과 YS의 녹음테이프가 있다는 말도 있다.
▲노 전 대통령이 감옥에 있을 때 쓴 메모만 수십권이 된다. 또한 두 분(노 전 대통령과 YS) 사이의 대화가 녹음된 것도 있고, 회고록을 쓰기 위해 구술하며 녹음한 것도 있다. 구체적인 자료를 갖고 있다. 일각에서 ‘노 전 대통령이 비자금 사건으로 재판을 받을 당시 녹음테이프 공개를 왜 안했느냐’는 말이 있있는데, 재판 과정에서 YS측에 녹음테이프 공개 가능성을 통보했었다.
노 전 대통령이 구속된지 2년 뒤(1997년)로 기억하는데, 재판 당시 (노 전 대통령측) 한영석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YS측) 김용태 청와대 당시 비서실장에게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3천억원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는데 2년이 돼도 석방을 안해주니 녹음테이프를 공개할 수밖에 없다’고 통보한 것으로 안다. 한영석 전 민정수석과 김용태 전 비서실장은 대구 계성고 선ㆍ후배다.
노 전 대통령이 녹음테이프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전ㆍ현직 대통령이 진흙탕 싸움을 하는 것을 국내외에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시에 본인도 곧 선처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테이프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녹음테이프는 어떤 것이냐.
▲직접 (테이프의 내용을) 들은 바는 없다. 다만 청와대에서 대화하고 통화하는 것은 녹음되지 않느냐. 물론 YS와 노 전 대통령의 대화도 녹음됐을 것이다. YS가 ‘이제 살았습니다. 고맙습니다’고 인사한 것도 녹음됐을 수 있지 않겠는가. 만약 YS측이 이 문제를 놓고 사실관계를 다툰다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다.
--비자금 조성에 관여하지 않았는가.
▲나는 정치자금 조성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나는 국방ㆍ외교ㆍ통일 문제를 비롯한 정책 결정에만 관여했다.
--회고록이 나오기까지 ‘대선자금 폭로’에 대한 내부 반대는 없었나.
▲모여서 회의를 한 적은 없다. 다만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이기도 하지만 YS와도 관계를 맺은 사람들 입장에서 신중론을 제기하는 것은 인지상정 아니겠는가. 그러나 내가 아는 한 노 전 대통령 내외는 회고록이 발간될 경우 이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는 부분에 있어 다른 말을 한 것을 들은 적이 없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엄청난 물량 지원을 했는 데도 그 뒤에 배신하고, 감옥에 보내는 등의 일이 있었는데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있겠는가. 솔직한 심정을 담은 것이지, 정치적 동기는 없다. YS를 궁지에 빠뜨리기 위한 회고록으로 보지 않는다. 모든 정치지도자, 재벌 등이 진실한 증언을 회고록에 남겨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는.
▲4년여 투병 생활 중이다. 언어장애와 행동장애가 있는 것은 사실인데 의기찬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항간에 알려진 것처럼 위태로운 상태는 아니다. 이번 회고록은 10여년 전부터 시작해 5∼6년 전에 초고를 잡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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