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대구 키다리 아저씨가 오셨습니다”

”올해도 대구 키다리 아저씨가 오셨습니다”

입력 2011-09-01 00:00
수정 2011-09-0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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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대 익명독지가 9년째 추석 맞아 쌀 기부

지난 2003년 추석부터 신원을 밝히지 않고 불우한 이웃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쌀을 전달해 온 일명 ‘대구 키다리 아저씨’가 올해도 선행을 이어갔다.

대구 수성구청은 박씨 성을 가진 90대 어르신인 키다리 아저씨가 쌀 2천포(4천만원 상당)를 트럭에 싣고 수성구민운동장으로 구청에 전달했다고 1일 밝혔다.

2003년 추석 전 20㎏짜리 쌀 500포대를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해달라며 구청에 쌀을 전달한 뒤 이번이 9년째 이어진 쌀 기부로, 수성구청은 그가 동화 ‘키다리 아저씨’의 주인공을 연상시킨다며 수년 전부터 그를 ‘키다리 아저씨’로 부르고 있다.

평안도 출신인 키다리 아저씨는 6.25 때 월남해 대구에서 양복지 도매상을 하면서 어려운 생활을 생활을 해왔고, 10여년 전 아내와 사별한 뒤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베풀며 여생을 보내겠다”고 결심하고 매년 쌀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년째 선행을 이어오지만 키다리 아저씨는 자신의 기부가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신원이 밝혀지지 않도록 구청에 해마다 당부하고 있다.

구청은 키다리 아저씨가 전달한 쌀을 관내 경로당과 무료급식소, 저소득주민 등에게 골고루 나눠줄 계획이다.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구순을 넘긴 키다리 아저씨의 건강이 걱정된다”며 “어려운 이웃에게 매년 희망과 행복을 선물하시는 키다리 아저씨가 건강하게 오래 사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키다리 아저씨는 쌀을 전달하면서 “이번 추석에는 북한에서 피난 온 저소득 이북5도민에게도 도움을 줘 추석명절 고향에 가지 못하는 실향민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말을 전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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