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전대란’ 거짓말했다

정부 ‘정전대란’ 거짓말했다

입력 2011-09-17 00:00
수정 2011-09-17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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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전 알고도 방치, “예측못한 무더위” 거짓

정부는 지난 15일 순환 정전 돌입 4시간 전인 오전 11시에 오후쯤 ‘정전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각종 징후를 포착하고도 이를 국민에게 알리지 않아 화를 키운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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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16일 최근 대규모 정전 사태에 따른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염명천 전력거래소 이사장과 함께 참석, 사과하는 의미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16일 최근 대규모 정전 사태에 따른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염명천 전력거래소 이사장과 함께 참석, 사과하는 의미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당일 오전 11시를 기점으로 전력사용량이 정부가 예측한 1일 최대 전력수요량(6400만㎾)을 초과하며 전력수급에 비상등이 켜졌지만 전력 당국은 개점휴업 상태였다. ‘예상하지 못한 무더위 때문’이라는 정부의 해명은 거짓말로 판명됐다.

16일 전력거래소 중앙급전소의 ‘15일 시간대별 전력사용량’에 따르면 오전 10시 전력사용량은 6145만㎾를 기록하며 경고음을 울리기 시작했다. 오전 11시에는 6420만㎾에 달하며, 정부가 당일 최대 전력수요량으로 예측했던 6300만~6400만㎾를 20만~120만㎾ 웃돌았다. 정오에는 6558만㎾에 도달했다. 이 때문에 정부 안팎에서 오전 11시에 전력 당국이 대책반을 가동해 전력수급 대책을 마련, 일선 현장과 국민에게 전파했더라면 후진국형 정전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식경제부, 한국전력, 전력거래소 등은 “예상치 못한 늦더위로 전력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정전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책임을 무더위와 시민들의 무분별한 전력사용 탓으로 돌린 것이다. 하지만 9월 중 전력사용량이 6400만㎾를 넘은 날의 낮 최고기온과 최대 전력사용량을 보면 정부의 해명이 궁색하다는 점이 명확해진다. 지난 1일 최대 전력사용량은 7052만㎾였고, 낮 최고기온은 섭씨 31.3도였다. 2일 7106만㎾(32.4도), 5일 6659만㎾(28.5도), 8일은 6452만㎾(25.8도) 등의 전력 사용량을 기록했지만 대규모 정전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울 기준 15일 낮 최고기온에 대해 9~10일에는 28도, 11~12일 29도, 13일 31도, 14일은 30도 등 일주일 전부터 9월 중순치고는 무덥다고 예보했다.”며 “과거 9월 중순에는 지난 15일과 같은 전력사용이 없어 전력 당국은 안이하게 관행대로 행동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안 컨설팅업체인 큐브피아 권석철 대표는 이날 “대규모 정전사태는 해커들이 악성코드를 통해 전력 과부하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지금까지 확인한 바로는 해킹과 전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안동환·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2011-09-1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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