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5 정전대란] “형편없는 수준… 무작위 단전은 기본 안돼”

[9·15 정전대란] “형편없는 수준… 무작위 단전은 기본 안돼”

입력 2011-09-17 00:00
수정 2011-09-17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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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한전 등 무사안일 질타

16일 한국전력을 전격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회의장에 들어서면서부터 공기업의 안이한 자세를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전 별관 5층에 마련된 브리핑식 장소를 보고 굳은 표정으로 “장소부터 옮겨라. 여기가 회의실이 아니잖나. 여기서 회의를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원형으로 둘러앉아 보고를 받을 수 있는 본관 11층 대회의실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 대규모 정전사태에 대한 보고를 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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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를 방문해 대규모 정전사태에 대해 질책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를 방문해 대규모 정전사태에 대해 질책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한전을 비롯해 한국수력원자력, 동부·서부·남부 발전 사장 등으로부터 정전사태의 경위와 책임을 캐물었다. 이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뭐가 잘못됐는가.”, “의무만 하면 되는 건가.”, “한전은 책임을 다했나.” 등 집요하게 질문을 쏟아냈다. 보고에 나선 김우겸 한전 부사장 등은 이 대통령의 잇따른 지적에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이 대통령은 공기업들의 무사안일한 태도를 강도 높게 질책했다. 이 대통령은 “(한전 등은) 형편없는 수준”이라면서 “이런 실수는 국민에게 정부가 고개를 들 수 없는 것이며 부끄럽고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또 “매일 (날씨가 덥다고) 보도되는데 (전력수급을) 담당하는 여러분은 이대로 가다간 자칫 전기수요가 많아질 거라고 걱정해본 일이 있나.”라면서 “당신들은 잘 먹고 잘 자고 하다가 (전기)수요가 올라가니까 끊어버리자, 이런 생각으로 이렇게 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어 병원과 중소기업 등에 전기공급을 차단하기 전에 사전 고지가 불충분했던 것과 관련해 “(이런 곳에) 무작위로 (전기를) 끊어버린다면 기본이 안 된 것”이라면서 “여러분 공급자가 일방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보고를 받는 45분간 내내 굳은 표정으로 일관하다가 자리를 떴다.

한편 이 대통령은 정전사고에 대해 사전보고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어제 정전사태와 관련, 언제부터 순환정전에 들어갈지 등에 대해 청와대에는 사전보고되지 않았다.”면서 “나중에 한전이 위기관리센터에 보고했으며, ‘선조치 후보고’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정전사태와 관련,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면서 “정확한 사고원인 파악과 재발방지를 위한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등 관련자 문책과 관련해서는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상황대처를 보고 나서 귀책 여부를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2011-09-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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