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72% “수명 늘면 늙은 남편 부담”

여성 72% “수명 늘면 늙은 남편 부담”

입력 2011-11-17 00:00
수정 2011-11-17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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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사회연구원 인식조사

우리나라 여성 10명 가운데 7명은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 늙은 남편을 돌보는 부담이 커져 부부간 갈등이 생길 것을 우려했다. 또 10명 중 9명 가까이가 저출산 고령화 영향으로 노인 세대와 젊은 세대 간의 문화적 충돌과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 간 갈등도 심화될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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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16일 사회통합위원회와 공동으로 ‘저출산·고령화 사회갈등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성인 남녀 3000명의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 여성이 남편을 돌봐야 하는 기간이 길어져 노부부 간 갈등이 발생할 것’이라는 데 여성의 71.9%가 동의했다. 남성의 66.4%도 같은 입장이었다. 송다영 인천대 교수는 “남성은 소득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권위도 떨어진다.”면서 “하지만 남성이 은퇴한 뒤에도 집안 내 가사노동의 분담은 쉽게 변하지 않아 노년 부부의 마찰과 갈등이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령대별로는 젊은 층(20~30대)의 동의 비율이 71.3%로 중장년층(40~65세) 70.1%, 노년층(65세 이상) 60.7%에 비해 높았다. 젊은 세대일수록 양성평등의 가치관이, 노인층일수록 전통적인 사고관이 강한 현실을 반영한 셈이다.

수명 연장에 따른 자식의 부모 부양과 관련한 갈등도 심해질 것 같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 부모가 상속을 하지 않거나 미뤄 가족 간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항목에 대해 63.9%가 같은 의견을 냈다. 여성의 공감 비율은 69.1%, 남성은 60.6%였다. 특히 노인층의 동의 비율은 69.3%로 중장년층(66.5%), 젊은 층(58.7%)과 차이가 컸다. 연령이 높을수록 상속 싸움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결과다. ‘자녀 수가 줄어 오래 살게 될 노부모를 누가 부양해야 하는지에 대한 갈등이 발생할 것’이라는 문항에도 77%가 인정했다.

외국인과의 결혼 증가에 따른 다문화 가족 내 구성원 간의 갈등을 걱정하는 응답자도 75.5%에 달했다. 심지어 저출산·고령화로 사회 문화 분야에서 노인과 젊은 세대 사이에 문화적 충돌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86.6%로 나타났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는 “청년과 고령 세대가 함께 경험하는 취업난을 서로의 탓으로 돌리는 사회심리적 분위기가 확산되면 그리스와 프랑스에서 발생한 것처럼 베이비붐 퇴직 연령을 둘러싸고 청년들의 저항 시위가 벌어지거나 세대 간 박탈감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며 “청년층과 고령층의 일자리 분업 및 고용 연대를 정책적으로 구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2011-11-1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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