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대영로직스 대표 영장발부

이국철 SLS그룹 회장의 구명로비 창구로 지목된 대영로직스 대표 문모씨가 이 회장으로부터 받은 고급시계를 정권 실세의 보좌관에게 전달했던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검찰은 이 회장이 지난 2009년 창원지검의 SLS 그룹 수사를 무마하고 회사가 워크아웃될 위기에서 정권 실세를 상대로 로비를 하기 위해 이 시계를 선물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과 법원에 따르면 문씨는 이 회장으로부터 받은 고급 시계를 당시 정권 실세 보좌관 박모씨에게 전달했으며, 이 회장의 폭로로 최근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문제의 시계를 박씨로부터 돌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씨는 검찰 조사에서 박씨에게 시계를 전달했다가 돌려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그 배경에 대해서는 명확한 진술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씨는 박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2009년 초 우연히 알게 됐다”라고만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회장 측이 비망록에서도 문씨를 통해 정권 실세에게 로비 명목으로 60억원을 건넸다고 밝힌 만큼 이 시계도 로비 목적으로 사용하라며 문씨에게 건네줬을 걸로 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문씨를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

이날 문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담당한 김상환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문씨가 창원지검의 SLS그룹 수사를 무마하고 SLS 그룹을 워크아웃 대상에서 빼내는 데 협조하겠다는 명목으로 이 회장으로부터 7억8천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문씨는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로비를 하진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씨는 이 회장이 SLS그룹 채권자들의 채무상환 압박을 피하려고 SP해양의 선박을 대영로직스에 허위 담보로 넘기면서 120억원대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데 가담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회장과 문씨는 이 같은 사실을 숨기려고 양자간 80억원의 대여금이 있는 것처럼 허위 차용증까지 쓴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문씨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이 회장으로부터 로비 명목으로 받은 자금 규모와 실제 로비 행위로 이어졌는지 등을 추가 확인할 방침이다.

아울러 조만간 정권 실세 보좌관 출신이라는 박씨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또 이 회장으로부터 SLS그룹 법인 카드를 받아 1억여원을 쓴 혐의를 받고 있는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도 이르면 20일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