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굶겨 죽이는 농가] “한 마리 키우면 100만원 손해… 나도 소도 살길 막막”

[소 굶겨 죽이는 농가] “한 마리 키우면 100만원 손해… 나도 소도 살길 막막”

입력 2012-01-05 00:00
수정 2012-01-0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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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농민 김두경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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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경씨
김두경씨
“소 한 마리를 키우면 100만원 이상의 손해가 발생합니다. 손해를 알면서 키울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가족 같은 소를 굶겨 죽일 수도 없어 막막합니다.”

울산 축산농가 대표 김두경(61·전국한우협회 울산지회장)씨는 4일 축산농의 어려움을 담담히 털어놨다. 김 대표 등 울산 지역 축산농민 200여명은 5일 100여 마리의 한우를 트럭에 싣고 청와대를 방문해 한우값 폭락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한우 반납운동을 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축산농의 위기를 담담히 털어놨다. 그는 “축산농민들이 얼마나 힘들면 울산에서 한우 100여 마리를 직접 트럭에 싣고 청와대로 갈 생각을 했겠느냐.”면서 “한·미 FTA 체결 이후 수입 소고기가 값싸게 판매되면서 한우 가격이 폭락했는데도 정부가 축산농가를 살릴 지원 대책을 세우지 않아 농민들만 고통받고 있다.”고 정부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또 “현재 600㎏ 기준 한우의 산지가격이 440여만원에 형성돼 1년 전 630여만원에 비해 200만원가량 떨어졌지만 중간 유통가격은 전혀 내리지 않아 소비자들은 여전히 비싼 한우를 먹을 수밖에 없다.”면서 “상대적으로 비싼 한우가 팔리지 않으면서 과잉 생산 양상을 가져온 데다 사료값까지 1년 새 20~30% 껑충 뛰어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축산농가들이 FTA 협상 체결로 고통을 떠안게 됐는데도 정부가 축산농가의 고통에 무관심으로 일관해 농민들의 분노가 더 격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대표는 나아가 올해부터 구제역 예방접종비의 50%도 축산농가 몫으로 돌아와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 한우 수매와 암소 도태 장려금(50만원) 지원, 자가 도축 허용, 사료비 지원, 구제역 예방접종비 전액 지원 등이 간절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축산농가를 살릴 지원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살아남기 위한 농민들의 몸부림도 거세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2012-01-0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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