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전문가들 “일진의 정신적 폭력 더 심각”

학교폭력 전문가들 “일진의 정신적 폭력 더 심각”

입력 2012-02-07 00:00
수정 2012-02-0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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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문제 전문가들은 대체로 6일 발표된 정부의 ‘학교폭력 근절대책’을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일진이 주도하는 정신적 폭력에 관한 대책 부재 등 여전히 미비점들이 눈에 띈다며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청주 ‘마을공동체 교육연구소’의 문재현 소장은 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일진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일단 정부 대책을 긍정적으로 본다”면서 “하지만 아직도 일진을 ‘싸움 짱’ 정도로 보는 것 같아 현실과 괴리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일진은 주먹을 휘두르고 돈을 갈취할 뿐 아니라 ‘왕따’와 같이 보이지 않는 폭력을 저지른다”며 “학생들은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당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물리적 폭력에 대응을 강화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학교 현장에서도 초ㆍ중ㆍ고 연계 생활지도, 학부모 면담, 문제학생 정신치료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진 문제에 정통한 서울 상봉중학교의 정세영 교사는 “일진이 또래의 집단문화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정확히 실태를 파악할 수 있다”면서 “교과부 설문조사도 일진의 개념을 ‘폭력서클’로 한정하지 말고 ‘위압감을 주는 학생’ 정도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진들은 상급 학교 선배들과 어울리면서 또래 학생들에게 더 위협적인 존재가 된다”며 “일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후배 계보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의 엄기형 교수는 “정부 대책의 ‘일진 지표’나 ‘일진 경보’ 같은 방안을 보면 과학적 접근을 시도한 흔적이 역력하다”면서 “하지만 인성교육을 전제로 하지 않고 처벌만 강조하면 ‘문제학생’을 학교 밖으로 내모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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