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피랍자들 “이젠 죽었구나 생각했습니다”

필리핀 피랍자들 “이젠 죽었구나 생각했습니다”

입력 2012-02-16 00:00
수정 2012-02-1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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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죽었구나 하는 생각밖엔 들지 않았습니다. 눈앞이 캄캄했고요..”

필리핀 여행을 갔다가 총을 든 괴한에게 납치됐다가 몸값을 내고 9시간만에 풀려난 뒤 무사히 귀국한 김 모(57)씨 등 일행은 16일 매우 급했던 당시 상황을 이렇게 말했다.

3박4일 일정으로 여행에 나섰던 일행 가운데 4명은 피랍 당일 귀국하기에 앞서 간단한 선물을 사기 위해 한국에서부터 함께 간 가이드(33)와 함께 호텔을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이날 오후 2시 비행기 편으로 귀국을 앞두고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하는 일행에게 온 가이드는 귀국에 앞서 마지막 기회이니 쇼핑할 사람은 오전 10시까지 로비로 내려오도록 했고 김 씨 등 4명이 이에 응했다.

가이드를 따라 호텔을 나선 김 씨 일행은 도보로 채 몇 분도 걷지 않아 골목길로 접어드는 순간 갑자기 나타난 총을 든 괴한 5-7명에 의해 세워져 있던 2대의 승합차에 태워져 20여분을 이동해 허름한 건물로 끌려갔다.

수갑이 채워진 채 건물 한쪽에 있는 동안 경찰로 보이는 복장을 사람들이 오갔고 벽에는 현상수배범 사진이 걸려 있는 등 전형적인 경찰서 모습이었다.

곧바로 해결사를 자처하는 한국인이 나타나 몸값으로 1천만원을 준비하라는 이야기를 하기에 김 씨는 “이젠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1천만원부터 시작된 몸값은 협상과정에서 3천만원까지 치솟았고 결국 김 씨 일행 4명은 1인당 600만원씩 모두 2천400만원을 납치범들이 요구하는 국내 모 은행 계좌로 입금하고 나서야 풀려났다.

쇼핑을 위해 호텔을 나선지 만 9시간이 흐른 현지 시각으로 오후 7시였다. 몸값을 지불하지 못한 가이드는 인질범들의 손에 남은 채였다.

김 씨는 “납치 당시에는 차로 20여분 정도 걸렸던 거리가 풀려나와 보니 호텔과 채 5분 거리도 되지 않았다”며 “대낮에 도심 한복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함께 납치됐던 이 모(58)씨도 “납치범들이 마치 마약 수사를 하는 경찰인 것처럼 소변 검사를 했으며 마리화나로 보이는 물건을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다가 빼내 보이며 마약사범으로 몰아갔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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