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판사·박은정검사 소환 불응
‘기소청탁’ 의혹을 사고 있는 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가 20일 피고소인 조사를 위한 경찰 소환에 또 불응했다. 지난 15일에 이어 두 번째다. 김 부장판사로부터 기소 청탁을 받은 박은정 인천지검 부천지청 검사도 이날 나오지 않았다. 때문에 법적 절차를 지켜야 할 판검사들이 방어권만을 내세워 오히려 경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서울경찰청은 이날 김 부장판사에게 오는 26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는 3차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또 박 검사에 대해서도 26일 오후 2시까지 참고인 조사를 위해 출석할 것을 요청했다. 김 부장판사는 2006년 한 네티즌이 나 전 의원을 비방한 것과 관련, 담당 검사에게 ‘기소청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1차 소환 불응 때와 같이 연기요청서도 경찰에 보내지 않았다. 21일로 예정된 나 전 의원의 피고소인 조사가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경찰 관계자는 김 부장판사에 대해 “3차 소환에도 불응하면 법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강제구인 방안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강제구인도 쉽지 않다는 게 경찰 측의 입장이다. 강제구인영장을 신청하더라도 검찰이 청구하지 않을 수 있는 데다 법원도 발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찰은 당초 이날 김 부장판사와 박 검사를 개별 조사한 뒤 대질심문하는 방안도 고려했었다. 그러나 사건 관계자들이 경찰 소환에 나서지 않음에 따라 수사는 답보 상태를 거듭하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판검사라는 자신들의 신분을 이용해 수사에 협조를 안 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에게 법 집행에 있어서 모범을 보여야 할 사람들인데 오히려 버티기로 일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2012-03-2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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