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경 회장 56억 빼돌리다 도난당해

김찬경 회장 56억 빼돌리다 도난당해

입력 2012-05-09 00:00
수정 2012-05-09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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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장 관리 고향 친구가 훔쳐 도주…김회장 “3500만원 도난” 축소 신고

김찬경(56)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한 달 전 비자금으로 보이는 56억원을 빼돌리다가 50년 지기 친구에게 도둑을 맞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8일 충남 아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오전 2~4시 사이 아산시 송악면 외암 민속마을 건재고택에서 김 회장이 전날 스타크래프트 외제 승합차에 싣고 온 뭉칫돈을 별장 관리인 김모(56)씨가 훔쳐 달아났다.

승합차 안에는 5만원권으로 5억 6000만원씩 담은 복사용지 박스 10개가 실려 있었다.

김씨는 김 회장이 호텔로 잠자러 간 사이 승합차 뒷유리를 망치로 깼다. 큰 소리가 나는 것을 막기 위해 유리에 수건을 대고 망치를 휘두르는 치밀함을 보였다. 차 안으로 들어간 김씨는 박스를 자신의 승용차로 실어 나른 뒤 도주했다. 김씨는 김 회장의 고향 친구로 초등학교 동창이다. 김 회장은 세계문화유산 잠재 목록에 등재된 외암민속마을 내 국가지정 문화재인 건재고택(국가 중요민속자료 제233호)을 몇년 전 매입해 김씨를 관리인으로 두고 별장처럼 사용해 왔다.

김 회장은 이 돈을 도둑맞은 뒤 지인에게 “그×이 돈을 갖고 튀었으니 어떻게 하느냐.”고 하소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범행 후인 지난달 10일과 18일 울산에서 김 회장 측근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어 ‘돈을 돌려줄 것처럼’ 안심시켰다. 하지만 김씨는 최근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좀 챙겨야겠다. 어차피 비자금이니까 (김 회장이) 신고도 못할 것”이라고 호기를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믿었던 친구 김씨에게 도둑맞은 뒤 이 사실이 알려질까봐 아산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고향 후배 박모(47)씨가 도둑맞은 것처럼 허위 축소 신고토록 시켰다. 박씨는 아산경찰서를 찾아가 “종업원이 내 차에 있던 사업자금 3500만원을 훔쳐 달아났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이날 박씨를 소환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달아난 김씨를 출국금지시킨 뒤 전국에 수배했다. 또 수감 중인 김 회장이 돈의 사용처를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아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2012-05-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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