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증거인멸 대포폰’ KT사장이 개설”

“’사찰 증거인멸 대포폰’ KT사장이 개설”

입력 2012-05-14 00:00
수정 2012-05-1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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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朴·李 대포폰’ 통해 증거인멸 윗선 규명 주력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 부장검사)은 증거인멸 통신수단으로 쓰인 차명폰(대포폰) 개설과정에 서유열(56) KT 사장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 사실관계를 확인중인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서 사장으로부터 2010년 7월7일 오전 KT대리점 사장의 자녀 명의로 대포폰을 개설한 뒤 이영호(48·구속기소)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비서관은 같은 해 7월 초 서 사장에게 직접 대포폰 개설을 요청했으며 비서관실 여직원을 통해 대포폰을 건네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장진수(39)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은 “최종석 행정관이 ‘EB(이영호)가 쓰던 대포폰’이라고 말하며 내게 줬다”고 폭로한바 있다.

이 대포폰은 검찰 압수수색을 이틀 앞둔 2010년 7월7일 최종석(42·구속기소) 전 청와대 행정관이 장 전 주무관을 청와대로 불러 증거인멸과 관련된 연락수단으로 사용토록 지급한 것이다.

장 전 주무관은 같은 날 오후 수원의 한 IT업체를 찾아가 하드디스크 4개를 디가우저(자력을 이용해 컴퓨터 자료를 영구 삭제하는 장치)로 파손한 뒤 최 전 행정관에게 대포폰을 반납했고, 같은 해 8월초 최 전 행정관이 서 사장에게 대포폰 해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수사팀은 최 전 행정관과 장 전 주무관을 상대로 대포폰 실제 사용자와 개설경위 등을 추궁했지만 관련자들의 말맞추기와 소극적인 협조로 실체를 규명하지 못했다.

검찰은 이 전 비서관이 청와대 내 윗선의 지시를 받은 뒤 서 사장에게 대포폰 개설을 요청한 것으로 보고 증거인멸을 지시한 인물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박영준(52·전 지식경제부 차관) 전 총리실 국무차장이 대포폰을 통해 증거인멸에 개입한 정황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박 전 차장은 당시 비서관인 이모(39) 서기관의 지인 명의로 개설된 대포폰을 통해 2010년 7월7일 최 전 행정관과 통화한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밝혀진바 있다.

이날은 최 전 행정관이 장 전 주무관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날이어서 불법 사찰과 관련된 증거인멸 자료의 삭제를 박 전 차장이 지시하거나 보고받았을 것으로 검찰은 추정하고 있다.

검찰은 당시 이 서기관의 차명폰을 확보했으며 통화기록 등을 복원하는대로 조만간 박 전 차장을 소환할 방침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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