最古 한글편지 복원…대전 안정 나씨 묘서 출토

最古 한글편지 복원…대전 안정 나씨 묘서 출토

입력 2012-05-21 00:00
수정 2012-05-21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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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바늘 사서 보내네” 애틋한 부부사랑 담아

지난해 5월 대전 유성 안정 나씨(安定 氏) 묘에서 출토된 한글 편지가 지금까지 발견된 한글 편지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밝혀졌다. 편지 내용은 부부간의 애틋한 사랑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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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나씨 묘에서 미라와 함께 출토된 조선시대 한글 편지를 복원했다고 20일 밝혔다. 기록원은 “1400년대 중반에서 1500년대 초반 생존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나신걸씨와 부인 신창 맹씨 부부의 편지로 밝혀 냈다.”며 “지금까지 발견된 한글 편지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편지가 복원되기 전까지 가장 오래된 한글 편지는 1555년에 작성된 순천 김씨 묘에서 나온 편지다.

나씨 묘에서 나온 편지는 모두 2점이며, 당시 함경도 군관으로 나가 있던 남편이 아내의 안부와 함께 농사와 소작 등 여러 가정사를 두루 챙기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씨는 함경도로 떠나며 “집에 가서 어머님이랑 애들이랑 다 반가이 보고 가고자 하다가…, 못 보고 가네. 이런 민망하고 서러운 일이 어디에 있을꼬.”라고 적어 당시 가족을 보지 못하고 떠나는 안타까운 심정을 표현했다.

또 “분(화장품)하고 바늘 여섯을 사서 보내네. 집에 못 다녀가니 이런 민망한 일이 어디에 있을꼬, 울고 가네.”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 기록원은 당시 분과 바늘은 매우 귀한 수입품이었기 때문에 남편의 아내에 대한 애틋한 사랑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송귀근 기록원장은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조선시대 부부 간의 정과 생활상을 생생히 담은 당시의 기록물을 복원해 뜻깊다.”면서 “이 편지가 조선시대 한글 편지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록원은 편지를 대전 선사박물관에 전달할 예정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2012-05-2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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