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팔 형, 자수한 뒤 동생 사망엔 침묵… 왜?

조희팔 형, 자수한 뒤 동생 사망엔 침묵… 왜?

입력 2012-05-29 00:00
수정 2012-05-29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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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피 힘들어” 자진귀국… 피해자 “자작 증거” 철저한 재수사 촉구

4조원 규모의 ‘다단계 사기왕’ 조희팔(55)씨에 대한 경찰의 사망 발표<서울신문 5월 22일자 9면> 뒤 조작·위장설 등 의혹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중국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 지난달 자진 귀국, 구속된 조씨의 형(57)도 동생의 사망을 언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형 조씨는 “중국 도피 때 동생을 만난 적이 있느냐.”는 경찰의 신문에 “한 번 정도 만났을 뿐 자주 연락하고 지내지 않아 잘 모른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형 조씨가 동생의 죽음을 실제 몰랐는지, 아니면 함구했는지를 두고 또 다른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형 조씨가 지난해 12월 19일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동생 희팔씨 소식을 4개월이 지나도록 몰랐다면 다단계 사기 피해자들의 주장대로 ‘자작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가족들조차 사기에 능한 만큼 말을 맞추고 사망을 조작했을 것”이라면서 “유가족 진술처럼 시신 훼손, 보복이 우려돼 밝히지 않았다면 굳이 더 숨어 있어야 할 시점에 동생의 소재를 쫓는 경찰에 자수하겠다는 것이 설명이 안 된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피해자들은 “조희팔 주변 인물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엄정한 재수사를 촉구했다.

28일 경찰청 외사국에 따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수배됐던 형 조씨는 동생 사망 후인 지난 4월 중국 주재 경찰을 통해 “도피 생활로 피폐해져 먹고살 길이 막막하다.”며 자수와 함께 귀국 의사를 밝혔다.

경찰청은 곧 불법체류 신분인 조씨에게 임시비자를 발급, 수배 관할 경찰서인 부산 연제경찰서에 연락해 김해공항에서 검거토록 했다. 형 조씨도 동생처럼 불법 다단계 사기를 저지르다 수사망이 좁혀 오자 2005년 12월 중국으로 도망쳤으며, 동생 조씨 역시 2010년 12월 중국으로 밀항했다. 경찰 관계자는 “형 조씨가 당시 동생의 소재나 사망과 관련해 진술했다면 곧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형 조씨는 2003년 12월~2005년 10월 “천연 농약개발 벤처사업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꾀어 수천여명에게 2500회에 걸쳐 47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조씨는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 사업 아이템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KPN이라는 다단계 판매 회사를 차린 뒤 부회장직을 맡아 투자자들을 모집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자들의 모임 측은 이와 관련, “조희팔은 친인척과 가까운 사이였는데 형조차 동생의 죽음에 대해 입을 다물었던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여론을 떠보려고 먼저 들어온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2012-05-2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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