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들, ‘말뚝테러’ 법적대응 나선다

위안부 할머니들, ‘말뚝테러’ 법적대응 나선다

입력 2012-06-27 00:00
수정 2012-06-27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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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소녀상을 ‘매춘부상’이라고 부르고 말뚝을 설치해 논란을 일으킨 일본인 스즈키 노부유키(47)에 대해 위안부 할머니들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위안부 할머니 후원시설인 ‘나눔의 집’은 27일 “이용수 할머니와 국제평화인권센터, 대구시민모임 등과 함께 스즈키 노부유키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은 “할머니들이 최근 미국에 세운 기념비를 철거하려는 일본단체들의 서명운동 등으로 속상하던 차에 이런 일이 생겨 굉장히 분개하고 있으며 일본에 분명한 태도로 항의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 일본에 대한 외교적 항의를 요청하는 한편, 스즈키를 모욕죄로 고발하는 등의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즈키는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전쟁과 여성 인권박물관 입구에, 이튿날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맞은편 소녀상 옆에 ‘타캐시마는 일본땅’이라는 한글과 ‘다케시마(竹島ㆍ일본에서 독도를 부르는 단어)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일본어가 적힌 흰색 말뚝을 세웠다. 그는 이 과정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만들고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 논란이 됐다.

당시 경찰은 “국민감정을 심각하게 상하게 한 사건이지만 딱히 적용할 법 조항이 있을지 몰라 고민스럽다”는 견해를 밝혔다.

안 소장은 “이미 엄청난 고통을 겪은 분들에게 매춘부 운운하며 명예를 훼손했는데 만약 아무런 조치 없이 이번 사건을 넘겨버린다면 이런 행위를 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일본 우익들에게 전달하는 셈”이라며 법적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의 법률자문을 맡은 양정숙(47.여) 대한변호사협회 일제피해자특위 위원은 “한국과 일본 중 어느 쪽에 소를 제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지, 어떤 혐의를 적용하는 것이 좋을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7월 말께 일본 변호사들과 만나 논의하고서 본격적인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화여대 디자인대학원생인 고희정(33.여)씨는 예술품 훼손에 대한 모욕감, 조각가에게서 예술품을 선물 받은 시민으로서의 모욕감을 사유로 다음 주께 서울 종로경찰서에 스즈키를 고소 또는 진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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