墺 그라츠대 베네덱 교수 “개인정보 수집 횡행”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정보통신기술의 확산이 개인의 정보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유럽의 인권 전문가가 의견을 제시했다.오스트리아 그라츠대의 볼프강 베네덱 교수는 국가인권위원회가 27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연 ‘제12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인권 세미나’에서 기자를 만나 “프라이버시권 보호와 개인정보 수집에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베네덱 교수는 “정보통신 기술의 급격한 발달로 기업과 정부의 개인정보 수집이 광범위하고 이뤄지고 있지만 사생활을 보호받을 권리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5년 전에는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통한 개인정보 수집이 문제가 아니었지만 기술이 활용 속도보다 빨리 발전하다 보니 정보인권 보호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충분치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민간영역이 이윤창출을 위해 개인정보를 상업화하는 것과 정부가 과도한 국민감시를 위해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경우 모두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민간영역과 정부 모두 프라이버시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네덱 교수는 “프라이버시권을 보호하려면 먼저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동의가 있어야 하며 수집된 자기 정보를 열람할 권리와 상황에 따라 자기 정보를 삭제할 권리가 법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국의 한 학생이 페이스북에 자신에 관한 정보열람을 요청해 1천장이 넘는 개인정보가 수집된 사실을 발견한 사례를 소개하며 자기 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가질 권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베네덱 교수는 북한 인권상황에 대해 “북한이 정권교체를 목적으로 식량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일반 주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하게 된다”며 “음식과 약 같이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을 누릴 권리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에서는 시리아와 같은 국가에 제재를 가할 때 정권핵심인사의 비자발급을 금지하고 계좌를 동결하는 등 지도부를 겨냥한 ‘스마트’ 제재를 활용한다”며 “정치적인 이유로 일반 시민까지 볼모로 잡아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