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검찰, 보직이동 청탁 돈 건넨 정황포착…본인 등 8~9명 계좌추적 영장발부
1980년대 씨름판을 호령하며 한라장사까지 올랐던 L(51)씨가 아들 병역 비리 의혹과 관련돼 군 당국의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제2군작전사령부 헌병대와 군 검찰은 L씨가 아들의 보직 이동 청탁과 함께 군 간부 H씨에게 돈을 건넨 정황을 포착, 지난달 27일 L씨 본인 및 가족 등 8~9명의 계좌추적 영장을 발부받아 자금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L씨는 지인 P씨를 통해 H씨에게 “보병인 아들 보직을 운전병으로 바꿔 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제공했고, 그 뒤 L씨 아들은 운전병으로 보직이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당국 관계자는 “돈의 출처와 전달 규모 등을 확인하기 위해 관계자들의 계좌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L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아들이 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나는 아직 조사를 받은 적이 없다.”면서 “아들의 보직 변경을 청탁하거나 돈을 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아들은 보병으로 있다가 현재 운전병으로 근무하고 있지만 당초 아들은 운전병으로 바뀌는 것을 꺼려했다.”면서 “(로비를) 하려면 군 면제를 위해 하지 군에 간 뒤 왜 그런 청탁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L씨는 이만기, 이봉걸씨 등과 함께 1980년대 민속씨름의 전성기를 이끈 인물이다. 현재 모 지방자치단체 씨름단을 이끌고 있다.
김승훈·홍인기기자 hunna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