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순·미선 공원만들기’ 모금 외면한 국회

’효순·미선 공원만들기’ 모금 외면한 국회

입력 2012-08-22 00:00
수정 2012-08-22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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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까지 국회서 기금마련 전시회…”의원들 어디갔나”

21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신관 1층 로비.

많은 국회의원이 보좌진을 대동하고 걸음을 재촉하는 이곳에 판화와 등(燈)이 전시돼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시품 위에 걸린 플래카드에는 ‘효순·미선 평화공원 조성 기금 마련을 위한 전시회’라고 씌어 있다. 지난 2002년 주한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고(故) 신효순·심미선양의 넋을 기리는 평화공원을 만들기 위해 ‘미선·효순 추모 평화공원 조성위원회가’ 주최한 모금 행사다.

행사 취지에 공감한 이철수 화백이 판화 10점을, 김운성 김서경씨 등 민족미술협회 소속 작가들이 추모등 60개를 각각 기증했다.

판화에는 100만~200만원, 등에는 30만원의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전시회 장소를 고민하던 위원회가 평화적인 촛불집회 문화의 출발점인 효순·미선양 사고를 국회가 기억해 민의를 대변해달라는 뜻에서 의원회관으로 정했다.

하지만 전시회는 의원들의 눈길을 전혀 끌지 못했다. 위원회에 소속된 박상희(66·여) 목사가 로비를 오가는 의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관심을 호소했지만 대부분이 멋쩍은 미소만 지을 뿐 그를 외면했다.

박 목사는 “10년 전 국민에게 눈도장 찍으려고 촛불집회에 앞장섰던 의원들은 다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오늘 낮엔 고(故) 김근태 의원의 부인인 민주통합당 인재근 의원이 지나가다가 그림 한 점을 사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팔린 작품은 판화 5개, 추모등 6개가 전부다.

전시회는 22일까지 열린다.

앞서 위원회는 지난 6월 두 여중생의 넋을 기리고 평등한 한미 관계를 요구하기 위한 추모조형물을 제작해 서울 서대문구의 기독교장로회 선교교육원에 설치했다.

위원회는 기금이 충분히 모이면 사고가 발생한 경기 양주나 광화문 등 서울시내에 공원 부지를 알아볼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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