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볼라벤이 쓸고 간 전남 서남해안 지역이 덴빈으로 물에 잠겼다.

강풍으로 대규모 피해가 난 터에 이틀만에 다른 태풍으로 침수피해까지 당한 주민들은 “남아나는 게 없겠다”며 망연자실했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30일 낮 12시 30분 현재 강우량은 진도 첨찰산 235.5㎜를 최고로 진도 205㎜, 목포 170.3㎜, 영광 169.5㎜, 함평 154㎜, 해남 95.5㎜, 완도 47.5㎜ 등을 기록했다.

특히 진도에는 오전 9시 14분부터 1시간 동안 76㎜의 비가 쏟아졌다.

볼라벤 당시 강풍으로 폐허가 된 이들 지역은 이번에는 물바다로 변했다.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진도에서는 상습 침수지역인 읍내 조금리, 고작리 등에서 침수피해가 속출했다.

진도군은 전역에 산사태 경보를 내리고 22개 취약지구 인근에 중장비를 대기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전남에서는 신안, 무안, 장성, 나주 등에도 산사태 주의보나 경보가 내려졌다.

진도군의 한 관계자는 “볼라벤 때 강풍으로 전복양식장, 선착장 시설 등이 집중적으로 피해를 봤지만 이번에는 농작물 침수도 심각할 것”이라며 “고추, 대파, 콩, 깨, 고추 등이 다 못쓰게 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목포 도심에서도 죽교동, 북항동, 상동 시외버스터미널, 2·3호 광장 등 저지대 일대 도로가 물에 잠겨 통제됐다.

3호 광장 저지대에서는 가옥 20여 채가 침수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영광에서도 군남·법성면 등에서 침수피해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목포(오후 1시 18분), 영광(오후 2시) 등 해수위 만조시간을 앞둔 지역은 큰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덴빈은 이날 정오 현재 고흥 서남서쪽 약 10㎞ 부근 육상에서 시속 40㎞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