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모 대학 교수, 황당한 F학점 남발 ‘물의’

부산 모 대학 교수, 황당한 F학점 남발 ‘물의’

입력 2012-09-27 00:00
수정 2012-09-2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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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과 무관한 내용 발표 심사 탈락이유…수강생 23.9%가 낙제

부산의 한 대학교수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전공필수 과목 수강생들에게 F학점을 남발해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이 교수는 수업 중 학생들에게 욕설하는 등 폭언을 한 것으로 드러나 피해 학생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27일 부산 모 대학 A학과 학생들에 따르면 B교수가 지난 1학기에 개설한 3학점짜리 전공필수 과목(인쇄공학)이 문제가 됐다.

학생들은 “수업 초기부터 B교수가 일부 학생에게 ‘무조건 F(학점)니까 수업을 들을 필요 없다’며 심한 욕설을 해 학기 내내 수업시간이 군대 내무반을 방불케 했다”고 입을 모았다.

학생들은 또 “교수가 학기 내내 한 이론수업 시간이 통틀어 4시간밖에 안 됐고, 실습은 아예 지도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B교수는 출결을 10%, 중간고사, 기말고사, 과제물을 30%씩 학점에 반영하겠다는 강의계획서를 제출했지만, 실제 학점은 자신이 제시한 주제에 대한 파워포인트(PPT) 발표 결과로만 부여됐다고 학생들은 지적했다.

B교수가 낸 주제에는 술, 된장 등 전공과 무관한 것도 다수 포함됐지만, PPT 심사에서 탈락한 학생은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더라도 F학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3~4명씩 팀을 이뤄 PPT 발표를 하는데 1명이 탈락했다는 이유로 다른 팀원이 모두 발표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낙제점을 받은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수업을 받은 학생 109명 가운데 무려 23.9%인 26명이 F학점을 받았다. 이에 따라 학생 30여명이 최근 대학 당국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집단 반발했다.

A학점을 받았지만 탄원서에 서명한 한 학생은 “나는 운이 좋아서 A학점을 받았지만 B교수의 수업과 학점 부여 방식은 말이 안 된다”면서 “교수 비위를 잘 맞춰야 낙제라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대학은 B교수에게 “이런 일이 재발하면 심도 있는 조사를 거쳐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됐다고 판단되면 인사조치도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피해 학생들을 구제할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F학점을 받은 4학년 학생 1명은 내년 2월 졸업목표가 물거품이 됐다. 다른 필요한 학점을 모두 이수해도 전공필수 과목에서 낙제하면 졸업을 할 수 없다.

피해 학생들은 “학생들의 학습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했는데도 학교 당국이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B교수는 “사회에서는 통과와 탈락만 있다”면서 “시험을 잘 쳐도 PPT 발표를 못 하면 재수강할 수 있다는 게 학기 초에 학생들과 한 약속이고, PPT 발표만으로 학점을 준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폭언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 “학생들이 그렇게 느꼈다면 반성하고 다음부터 그렇게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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