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분담” 애 보는 아빠들

“육아 분담” 애 보는 아빠들

입력 2012-10-18 00:00
수정 2012-10-18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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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의 한 중견 정보통신업체에서 차장으로 일하고 있는 권모(38)씨는 올해 초 큰 ‘결단’을 내렸다. 남성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육아휴직을 신청하고 지난 6월 1년 기한의 휴직에 들어갔다. 올해 초 부인이 둘째 아들을 출산했지만 몸이 아파서 아이를 돌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육아휴직 신청절차가 까다롭지 않고 회사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 가벼운 마음으로 집에서 아이를 돌보고 있다. 유씨는 “평소 바쁘다는 이유로 잘 놀아주지 못하던 아이들과 더욱 친숙해지는 계기가 됐다.”면서 “다른 사람도 남성 육아휴직을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애 보는 아빠’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4년 새 4배나 늘었다. 성 역할의 변화와 아버지들의 육아 분담 추세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1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육아휴직 제도를 활용한 남성(공무원 제외)은 모두 1351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정도 늘었다. 2008년 355명에 비해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들어 9월까지의 전체 육아 휴직자 4만 8134명 가운데 남성 비중은 아직 2.8%에 불과하다. 하지만 2008년(1.2%)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증가율도 58.1%로, 같은 기간 여성 휴직자 증가율(25.4%)보다 훨씬 높다. 남성근로자가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주된 이유는 어린 자녀를 맡아줄 주변 사람이 없거나 배우자의 육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아이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한 목적도 상당하다.

현행 육아휴직 제도는 만 6세 이하의 초등학교 취학 전 자녀를 가진 근로자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다. 부부 관계인 남녀 근로자가 각각 사용할 경우 각 1년씩 총 2년을 쓸 수 있다. 1987년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으로 처음 도입됐으나 임금보전 등 지원책이 없어 유명무실하다가 2001년 11월 육아휴직 급여가 지급되면서 그해 남성 육아휴직자 2명이 나왔다. 이후 2008년 지금의 형태로 신청자격 등이 완화되면서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육아휴직 기간 중 근로자는 고용센터에서 월 통상임금의 40%(50만~100만원) 정도를 육아휴직 급여로 받을 수 있다. 육아휴직제를 시행하는 사업주에게는 휴직 기간에 맞춰 정부가 월 20만원의 육아휴직 장려금을 지급한다.

대체 인력을 30일 이상 고용하면 장려금과 별도로 월 30만원(대규모 기업 20만원)의 대체인력채용 장려금도 준다. 올해 9월까지 육아휴직 급여는 총 4만 8134명에게 2640억원이 지급됐다. 육아휴직 장려금은 255억원, 대체인력채용 장려금은 60억원 등이다.

신기창 고용부 고용평등정책관은 “스웨덴은 남성 육아휴직 비율이 20%를 넘는다.”면서 “육아를 분담한다는 남성들의 의식 변화와 사업주들의 협조 및 지원이 뒤따라야(우리나라에서도) 남성 육아휴직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2012-10-1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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