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교육대상 大賞 배준영 교사
“발명이 아니더라도 일본처럼 지역마다 퇴직자들이 자신의 지식과 재능을 기부할 수 있는 활동 공간이 마련됐으면 합니다.”
2012년 대한민국 발명교육대상에서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충남기계공고 배준영(55) 교사는 ‘동기 부여’와 ‘재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교직 생활 31년의 베테랑 교사로 전자공학을 가르치는 그가 발명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1년 중학교 과학 교사인 아내에 대한 내조에서 비롯됐다.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발명을 도와주면서 재미를 느꼈고, 약간의 지도로 곧바로 성과가 나타났다. 특성화고에 재직 중이던 그에게 놀랄 만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계기가 됐다. 성적이 떨어지고 가정 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자는 취지로 발명교실을 열게 됐다. 대전전자디자인고교에서 담임을 맡았을 때는 학교를 싫어하는 ‘문제아’를 설득해 솔라카 전국대회에서 입상하기도 했다. 배 교사는 “학교에 나오지 않고 PC방에서 머물던 아이를 찾아가 혼을 내는 대신 좋아하는 친구 4명과 팀을 꾸려 대회 출전을 제의했다.”면서 “학교에 플래카드가 붙고 관심을 가져 주니까 변하더라.”고 전했다. 발명 지도를 받은 학생 중 16명이 특기자로 대학에 진학하는 등 나름의 성과도 있었다.
그는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대전 지역 중학교 1학년과 부모가 함께하는 토요발명교실을 4년째 운영하고 있다. 발명을 통해 부모와 자녀가 ‘소통’의 장을 마련하게 하자는 취지에서다. 수업은 반드시 부모 중 한 명이 참여해 발명품을 제작하고 개선하는 과정을 함께하도록 했다. 한계도 경험했다. 전공자도 아니고 전문가도 아닌 상태에서 2년 과정으로 운영하면서 바닥이 드러났다. 2010년 2기부터는 1년 과정으로 줄이고 수료하면 로봇사랑동호회와 연계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배 교사는 “단순히 발명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는 공로보다 아이들의 인성 교육에 기여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2012-12-14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