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무임승차 폐지론’ 포털에 등장…대선후 갈등

’노인 무임승차 폐지론’ 포털에 등장…대선후 갈등

입력 2012-12-22 00:00
수정 2012-12-23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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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별로 엇갈린 대선 투표에 다음 아고라 등에서 세대갈등

제18대 대통령 선거 이후 진보성향의 젊은 층이 노년층을 비판하는 청원을 인터넷에 올리는 등 세대간 갈등이 가시화할 조짐이다.

23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좋은일만생긴다’라는 필명의 누리꾼이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폐지해주세요!”라는 청원을 올렸다. 대선 직후인 20일 시작한 서명은 이틀 만에 최초 목표인 7천명을 넘겨 현재 9천31명이 서명했다.

이 누리꾼은 “노인들이 국민 복지에 대해 달갑게 생각하지 않으니 이들이 즐겨 이용하는 무임승차제도를 폐지해달라”며 “이래야 복지가 어떤 것인지 코딱지만큼이라도 느끼시려나…”라고 비꼬았다.

50~60대가 보편적 복지에 반대하는 박근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으니 이들이 누리는 복지혜택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다.

필명 ‘무장신공’도 “기초노령 연금제도 폐지를 원합니다”라는 청원에서 “노인들 역시 보편적 복지가 아닌 선별적 복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 청원에는 “자신의 투표에 책임 있는 자세를 져야죠…왜 그 책임을 젊은이들이 져야 하나요?”, “아이들 무상급식도 빨갱이라 욕한 저들이 복지혜택을 누릴 자격이 있나” 등의 의견이 달렸다.

심지어 버스·지하철에서 자리 양보하지 않기, 재래시장 대신 대형마트 이용하기와 한우 대신 값싼 수입 쇠고기 먹기를 건의하는 과격한 의견도 있다.

세대 간 갈등을 우려하며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소수에 그쳤다.

한 누리꾼은 “우리도 언젠가 늙을 텐데 어차피 미래에 우리가 받을 복지”라고 지적했고 다른 누리꾼은 “우리 부모가 나이 들어 지하철 탈 때 우리가 용돈 드려야 한다는 생각은 안 하나요”라고 물었다.

전문가들은 세대갈등이 지속·심화할 것을 우려하며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갈등을 해소할 정책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세대 ‘갈등’은 5년 전의 현상이고 지금부터 5년은 세대 ‘전쟁’이 될 것”이라며 “경제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젊은 층과 노년층이 한정된 정부재원을 두고 싸워 갈등이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세대갈등은 선거 패배에 따른 후유증으로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라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누구나 한 표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패자는 승복하고 승자는 포용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다만 이번 선거가 박빙의 승부였던 만큼 결과에 대한 아쉬움도 컸을 것”이라며 “앞으로 주요 사회현안에 대한 세대갈등이 언제든지 표출될 수 있어 새 정부가 적극적인 정책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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