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물지 않은 상처, 혜진ㆍ예슬 동네선 아직도 쉬쉬

아물지 않은 상처, 혜진ㆍ예슬 동네선 아직도 쉬쉬

입력 2012-12-24 00:00
수정 2012-12-2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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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거의 다 잊었어, 그 얘긴 꺼내지도 마”

안양 초등학생 살해사건 5주기를 맞은 24일 혜진(당시 10세)ㆍ예슬(당시 8세)양이 다녔던 안양 명학초등학교 주변.

학교 바로 앞 간이 교차로를 비롯, 골목 곳곳에 CCTV(폐쇄회로)가 설치돼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이는 사건 직후 경기도와 안양시 등에서 ‘안전한 학교만들기’ 일환으로 보강한 안전시설물들이다.

사건 이후 시설물이 보강되고 학생 전원을 대상으로 심리치료가 실시되는 등 상처를 잊기 위한 노력들이 곳곳에서 진행됐지만 5년이 지난 지금도 이 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사건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며 경계하는 분위기였다.

학교 인근의 한 상점 주인은 “거의 다 잊어가는 걸 왜 또 물어보느냐”며 “상처가 덜 아물어서인지 동네 사람들은 그 일에 대해 말하는 걸 싫어한다”고 전했다.

신원을 밝히기 꺼려한 또다른 학부모도 “거의 잊었지만 너무 끔찍한 사건이었기 때문에 아직까지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강산이 절반은 변했을 시간이어서인지 이 학교 저학년 학생들은 대부분 아예 혜진ㆍ예슬 사건을 알 지 못했고, 간혹 고학년 학생들만이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는 게 다였다.

김현호(5학년)군은 “5년 전 입학하자마자 학교에서 장례식을 치렀던 게 기억난다”면서 “그때는 뭔일인지도 모르고 마냥 불안하고 그랬는데, 아직도 어른들은 그 사건 얘기하는 걸 꺼려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일선 명학초등학교 교장은 “아직까지도 상처가 돼서인지 다들 그 사건에 대해 말하지 않으려고 스스로 조심한다”며 “사건 이후 명학초는 학생 전원을 대상으로 한 생활지도방문과 안전 점검강화 등 안전사고 막기에 노력해 혜진ㆍ예슬 사건 이후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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