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출소자들 ‘진상규명 계속’ 한 목소리

용산참사 출소자들 ‘진상규명 계속’ 한 목소리

입력 2013-02-01 00:00
수정 2013-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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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 출소자 환영 문화제…”잘못된 개발정책 바꿔나갈 것”

“누구 휴지 있으면 줘 봐요. 눈물콧물 쏟아지는데 이거 원 휴지라도 있어야지…”

4년 만에 동지들을 만난 중년 남성의 얼굴에는 굵은 눈물이 흘렀다.

31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용산참사 진상규명, 출소 철거민 환영 문화제’에는 이날 오전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철거민 4명이 참석해 4년 만에 해후했다.

이충연ㆍ김성환ㆍ김주환ㆍ천주석씨는 2009년 1월 용산 참사로 구속돼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해 왔다.

함께 사면된 김창수씨는 그간 항암 치료를 받으며 투병 중이던 아내의 소식을 출소 전날에야 전해 듣고서 병원으로 향하느라 참석하지 못했다.

행사 전부터 눈물을 참지 못하던 천주석씨는 “도와주는 분들이 없었다면 감옥에서 견딜 수 없었을 거다. 앞으로도 조금 냄새가 나더라도 아름다운 골목에서 다 함께 어깨동무하면서 살고 싶다”며 목멘 소리로 인사를 전했다.

용산4구역 철거대책위원장이었던 이충연씨는 “희망이 있고 올바른 사회라면 누군가는 저희들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며 “잘못된 개발정책을 바꿔나가면서 소외되고 탄압받는 이웃들과 함께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 구역 철거민 김성환씨는 준비해 온 글을 읽으며 “대통령이 막강한 권력을 남용, 측근들 사면 단행에 힘 없는 우리를 여론 방패막이로 이용했다”면서 “1천186일, 인고의 시간을 견뎌온 만큼 힘 닫는 데까지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주환씨도 “앞으로 강고하게 투쟁하겠다. 잘못된 개발방식을 바꾸는 데 조금이나마 힘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문화제에는 민주통합당 정동영 상임고문과 장하나 의원을 비롯해 쌍용자동차 범국민대책위원회, 전국철거민연합, 밀양 송전탑 대책위원회 등 전국 곳곳에서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단체 회원들이 참석했다.

용산참사 희생자인 고(故) 이상림씨 부인이자 이충연씨 어머니인 전재숙씨는 “이런 날이 오리라 생각 못했지만 무슨 일인지 우리 식구들을 짜맞추기 식으로 출소시켰다”며 “앞으로 ‘진상 규명은 오늘부터 시작’이라고 외쳐 나가겠다”고 말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날 행사는 경찰 추산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예정보다 30여분을 넘긴 오후 8시50분께까지 이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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