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진’ 설 명절 스트레스…50대 가장 자살 기도

’어려워진’ 설 명절 스트레스…50대 가장 자살 기도

입력 2013-02-14 00:00
수정 2013-02-14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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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경찰 밤새 5시간 50여통 전화 추적, 목매기 직전 극적 구조

사업 실패로 곤궁(困窮)에 빠진 50대가 설 연휴 스트레스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가 경찰의 끈질긴 추적으로 극적 구조됐다.

경찰관들은 밤새 5시간 동안 50통 넘는 전화를 하며 위치 추적에 성공, 목 매기 직전 ‘서러운 가장’을 가까스로 구해냈다.

동두천경찰서로 실종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14일 오전 1시. A(52)씨가 전날 저녁 부부싸움을 한 뒤 죽어버리겠다며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부인 전화였다.

동두천경찰서 실종수사팀 신진수(44) 경사와 장원식(31) 경장은 즉시 A씨에게 휴대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곧바로 끊겼다. 전화를 받자마자 끊기를 수십차례.

신 경사 팀은 다급했다. 경험상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 경사 팀은 통화를 시도하며 위치 추적을 병행, 마침내 동두천시내 한 모텔 부근임을 확인했다.

A씨는 해외에서 지내는 남동생과 마지막 통화를 하고 싶어 휴대전화를 버리지 않은 채 신 경사 팀과 통화 실랑이를 한 덕이었다.

신 경사 팀은 즉시 일대 숙박업소를 뒤졌다. 뛰어다니며 남자 혼자 온 투숙객이 있는지 일일이 확인했다.

마침내 실종 신고 5시간 만인 이날 오전 6시께 한 모텔에 투숙한 A씨를 찾는 데 성공했다.

발견 당시 A씨는 모텔방 욕실에서 자살 준비를 마치고 막 시도하려던 차였다.

신 경사는 A씨를 설득했다. 24시간 해장국집에 함께 가 밥과 술을 샀다.

마음이 움직인 A씨는 죽는 결심을 하기까지 사연을 털어놨다.

A씨는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1일 아내와 처가에 다녀오는 전철역에서 이대로 뛰어내려 죽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5년 전 A씨가 사업에 실패한 후 특정한 직업도 없이 살아오자 ‘딸을 데려가 고생만 시킨다’며 장모 잔소리가 심해졌다.

장남인 A씨는 이번 설부터 동생 집에서 차례를 지내게 됐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져 자신이 차례조차 모시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A씨는 명절 내내 신변을 비관했다고 한다. 그리곤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신 경사는 A씨를 찾아온 아내에게 “서로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며 신신당부하고 돌아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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