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죗값 받겠다” 포천 자매 살해 부모의 참회편지

“죗값 받겠다” 포천 자매 살해 부모의 참회편지

입력 2013-05-16 00:00
수정 2013-05-1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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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죗값을 치르고 의미있는 삶을 살겠습니다.”

지난달 10일 범행 2년만에 붙잡힌 포천 10대 자매를 살해한 이모(46)씨, 부인 정모(37)씨 부부가 자신을 검거한 부산 경찰에 참회의 편지를 보냈다.

이번달 초 A4지 2장 분량으로 쓴 편지 한통이 사하경찰서 강력3팀 앞으로 도착했다.

편지의 주인공은 2011년 말 경기도 포천에서 유골로 발견된 10대 자매를 살해한 혐의로 지난달 이모(46)씨와 함께 붙잡힌 부인 정모(37)씨였다.

현재 의정부교도소에서 존속살해 혐의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정씨는 자신을 “아이들과 동반자살을 시도했던 못난 부모”라고 소개한 뒤 “(검거 당시) 그때 너무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이제야 감사를 전하게 됐다”고 편지를 시작했다.

정씨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마음을 내려놓고 다잡는데 아직까지 복잡하고 죄책감에 삶의 방향을 잃어버린 채 지낸다”면서도 “스스로 죗값을 받을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을 반성하며 좀더 의미있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정씨 부부는 검거돼 관할서인 포천경찰서로 이송을 기다리며 정영권 사하서 강력3팀장에게 “이렇게 된 바에 더이상 사는 게 의미가 없다며 교도소에 가더라도 자살을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강 팀장은 정씨 부부와 죄를 떠나 마음을 터놓고 얘기했고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마음을 접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정씨는 “늘 혼자였고 모두가 날 버렸다는 생각에 견디기 힘들었는데 결국 제 자신이 그렇게 만들었고 나만큼 내 부모도 형제도 아팠다는 걸 너무 늦게 깨우쳤다”며 사죄와 용서를 구했다.

정씨는 이어 “죽는 것이 사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는 걸 주변에 알리고 자신을 채찍질하며 자숙의 시간을 보내겠다”고 덧붙였다.

정씨 부부는 빚에 시달리다가 2011년 2월 16일 포천시 영북면 산정호수 인근 공터에 세워 둔 승용차 안에서 연탄을 피워 동반자살을 시도하다 실패하자 당시 12살과 10살인 두 딸을 목 졸라 살해했다.

이어 부부는 다시 차를 몰아 70m 아래 계곡으로 추락해 재차 자살을 시도했지만 목숨을 건지자 숨진 두 아이를 두고 달아나 2년만에 부산의 한 농장에서 붙잡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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