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리 섭지코지 해안에 인접한 휴양콘도미니엄 신축 공사장에서 발견된 용암동굴에 대한 전문가 조사가 29일 이뤄졌다.
이번 조사는 이광춘 문화재청 동굴분야 전문위원과 전용문 제주도 세계자연유산관리단 지질학 박사, 최돈원 동굴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조사팀은 물차를 동원해 동굴 내부의 모래를 깨끗이 씻어내고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동굴 내부로 들어가 동굴의 훼손 여부와 동굴형성 시기, 특징, 규모, 문화재적 가치, 보존방법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살폈다.
이들은 동굴 벽면에 용암종유관, 동굴산호, 용암석순 등 용암 생성물이 잘 발달했고 보존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판단했지만 동굴 길이가 짧은 데 대해 아쉬움을 표현했다.
동굴은 수직형태를 띠었지만, 마지막으로 유입된 용암에 의해 막혀 있는 상태였다.
동굴 입구의 좌우 폭은 4m, 높이 1.6m, 수직동굴 입구까지의 길이는 3.6m였으며 동굴의 수직 깊이는 2.2m에 불과했다.
최돈원 동굴전문가는 “동굴 규모가 작았지만 다양한 동굴생성물이 발달한 것이 특징”이라며 “동굴은 한라산으로부터 유입된 용암이 해안으로 흐르는 과정에서 생성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굴 길이가 짧아 수직동굴이라고 표현하기는 힘들다며 더 정확한 조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전문가들은 조사결과에 대한 더 이상의 공식적인 의견은 밝히지 않았다.
서귀포시청은 앞으로 전문가들의 의견서를 받아 30일 문화재청에 보고한 뒤 동굴에 대한 지침을 받아 적법절차에 따라 후속조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 동굴은 지난 16일 오삼코리아가 조성사업을 벌이는 오션스타 휴양콘도미니엄 공사장에서 발견됐으나 시공사 측이 신고하지 않고 계속 공사를 벌여 원활한 공사 진행을 위해 의도적으로 무시한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샀다.
현재 시공사 측은 공사진행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