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늘어도 돈이 안 된다”…건축경기 침체 여전

“일감 늘어도 돈이 안 된다”…건축경기 침체 여전

입력 2013-06-12 00:00
수정 2013-06-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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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건축 착공 건수↑ 면적↓…대부분 소규모 공사현장

장기화된 건축경기 침체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통계상으로 건축물 착공 건수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대부분 소규모이다 보니 실물경기는 바닥에서 요지부동이다.

11일 충북도에 따르면 올 들어 4월 말 현재 도내 건축 착공 건수는 총 2천837건으로, 3년 전인 2009년 같은 기간 2천257건보다 25.6%나 증가했다.

수치만 보면 일감이 늘었으니 건축 경기가 좋아져야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건축업계에서 얘기하는 ‘돈 되는’ 대형 공사현장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탓이다.

올해 부쩍 늘어난 건축 착공 건수와 달리 이 기간 건축 면적은 190만9천332㎡로, 3년 전 같은 기간 194만6천50㎡보다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총 면적 1천㎡ 이상의 건축 착공 현황을 살펴보면 이런 현상은 더욱 확연하다.

2009년 상반기 4개월간 총 면적 1천㎡ 이상의 건축 착공 건수는 69건에 면적이 96만1천582㎡에 달했지만 올해는 92건으로 건수는 늘었지만 면적은 55만1천962㎡으로 거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건수는 늘고 면적은 줄었으니 그만큼 공사현장이 소규모라는 얘기다.

공사현장의 소규모화는 업계의 경영난을 부추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윤이 덜 남는 까닭에 공사를 하나라도 더 따내려는 중소업체들간 출혈 경쟁이 심화되면서 줄도산 위기로 내몰린 것이다.

일부 업체는 좀 더 이윤을 남기려고 저가의 저질 자재를 사용해 부실시공 우려와 함께 업계의 신뢰도 하락을 초래하고 있다.

충북의 한 건축업체 관계자는 “평당 건축비는 하락하고, 노동인력이 일감이 많은 세종시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노임 단가는 상승하다 보니 소규모 공사를 수주하면 이윤을 남길 곳이 없다”고 푸념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건축 자재에서 비용 절약을 고민해야 하는데 무턱대고 아무 자재나 썼다가 소문이라도 나면 곧바로 퇴출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현상유지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건축업계의 ‘허리띠 졸라매기’로 자재업계도 사정이 녹록지 않다.

이곳 역시 과열경쟁으로 ‘박리다매’가 일반화되면서 시장구조에 왜곡을 불러오고 있다.

이 때문에 철근, 레미콘 등 주요 건축자재는 물가상승에 따라 올 들어 소폭 상승했지만 실거래가는 이보다 낮은 금액에 형성되고 있다.

낮은 실거래가와 중국산 저가 건축자재의 공습에 못 이겨 당장 현금순환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자재를 덤핑처리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건축자재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축자재 특성상 상하거나 유행이 지나면 판매 자체가 불가능해지니 손해를 보더라도 일단 처분하자는 식”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돈 되는 공사는 줄고 경쟁은 더 치열해지니 도산 업체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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