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주스님 “수년간 한판에 300만∼1천만원 걸고”

포항 오어사 전 주지인 장주스님은 “조계종 산하 전국 주지급 스님 10여명이 수년간 국내외에서 상습적으로 거액의 도박을 했다”고 폭로했다.

장주스님은 8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교에서 돈은 삼보정재라 하며 시주의 은혜를 하늘처럼 여긴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이 스님들은 지난 수년간 전국을 돌며 한판에 최소 300만원에서 1천만원의 판돈을 걸고 상습적으로 카드 도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도박을 한 주지급 스님 11명의 명단을 공개한 뒤 “나도 이들과 함께 도박을 한 주범이며 내가 직접 본 것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내는 물론 마카오, 라스베이거스 등 해외까지 나가 상습으로 거액의 도박을 일삼았다”고 밝혔다.

장주스님은 “도박에 가담한 한 주지스님은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절 소유의 100억원대 땅을 종단 승인없이 40억원에 판 뒤 해외로 도피했는 데도 종단의 대의기구인 중앙종회는 이들의 막강한 영향력을 의식해 아무런 문제 제기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종단 스스로는 자정이 불가능하다”며 “이들과 함께 도박을 한 파계승이지만 진정 종단의 자정을 바라는 마음에서 오늘 검찰에 찾아가 범죄 사실을 알리고 자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서 이 같은 사실을 말하면 종단에서 온갖 회유와 협박을 할 것으로 예상돼 포항에서 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압력에 굴하지 않고 종단 비리를 계속 폭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주스님은 중앙종회의 2003년 13대 후반기와 14대 전반기 수석부의장을 지냈고 지난 5월 불국사 말사인 포항 오어사 주지에서 물러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