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의 거장인 박경리 선생을 기리려고 건립한 경남 통영시 박경리기념관이 준공한 지 3년 만에 외벽이 무너져 내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부실공사 의혹이 일고 있다.

28일 통영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7시께 통영시 산양읍 박경리기념관 외벽의 벽돌 20여t이 갑자기 무너져 내렸다.

이날 통영지역에는 시간당 10㎜가 넘는 폭우가 2시간여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폭우가 그치고 나서 기념관 외벽 벽돌이 ‘우당탕’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무너졌다고 전했다.

다행히 사고 당시는 기념관이 문을 열기 전이어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관람객이 많은 시간대였다면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통영시는 사고 발생 이후 기념관을 임시 휴관조치하고 설계사와 시공사 등과 함께 긴급 보강공사에 들어갔다.

통영시는 하자보수 기간 2년이 지났지만 공사과정에 부실시공이 있는 것으로 보고 시공사를 상대로 애초 설계대로 복구공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호원 통영시 문화시설담당은 “기념관 외벽 벽돌을 받치는 H빔이 벽돌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붕괴한 것 같다”며 “시공업체와 외벽을 원형대로 할지 다른 재료를 사용할지 등을 협의해 복구공사를 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박경리기념관은 2010년 4월 통영시 산양읍 신정리 양지공원 일대 4천465㎡에 지상 1층, 지하 1층, 건축면적 1천377㎡ 규모로 건립됐다.47억 9천여만원이 들었다.

고인의 대표 작품인 ‘토지’ 친필 원고를 비롯해 다양한 유품, 자료실, 영상실 등을 갖춰 지난해에 10만여 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