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북항대교 사고 당일 거센 바람에도 공사 강행

부산 남·북항대교 사고 당일 거센 바람에도 공사 강행

입력 2013-12-21 00:00
수정 2013-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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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골지지대도 허술… 또 인재

4명이 숨진 부산 남·북항대교 연결도로 붕괴사고는 허술한 철골 지지대와 외부 충격에 의한 인재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를 수사 중인 부산 영도경찰서는 2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토목학회 소속의 전문가, 시공사인 SK건설 관계자, 작업반장 등 100여명을 불러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경찰은 작업자들이 높이 20m, 너비 3.75m, 길이 80m의 고가 연결도로 갓길 비상주차대 구간에서 콘크리트 레미콘 타설작업을 한 뒤 철골구조물 지지대가 콘트리트 하중을 이기지 못해 무너진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인부들이 허술한 철골 지지대에서 작업한 경위, 안전수칙 준수 여부, 하중을 견디는 적정한 공사공법 선택 및 설계변경 여부, 구조적 결함 가능성 등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또 사고 당일 바람이 거세게 불었는데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해 지지대와 펌프카의 레미콘 투입구가 서로 부딪쳐 외부충격으로 구조물이 무너졌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펌프카는 교량의 타설작업을 돕는 차량으로, 타설용 파이프 역할을 하는 길이 52m의 붐대가 달려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작업인부 등 관련자만 30여명에 달하는 만큼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부산환경운동연합과 영도고가도로반대주민대책위원회는 사고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 중단과 부산시의 사과를 촉구했다.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지난해 9월 동일한 공법이 적용됐던 경기 파주의 장남교 건설현장에서 작업자 2명이 사망하는 상판교량 붕괴사고가 발생했다”며 “특히 하청을 맡은 삼정건설은 이제까지 교량건설 실적이 전무한 업체로서 시공 경험이 부족하므로 이대로 교량이 완공된다면 붕괴가 다시 일어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시는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유가족과 장례·보상 문제 협의에 들어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2013-12-2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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