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공원 vs 건물복원…대불호텔 터 어떻게 바뀔까

역사공원 vs 건물복원…대불호텔 터 어떻게 바뀔까

입력 2014-02-12 00:00
수정 2014-02-1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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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서구식 호텔 터 활용 안 2가지 놓고 고심

국내 최초의 서구식 호텔로 알려진 대불호텔 부지의 활용 방안을 두고 관할 지자체가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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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불호텔
대불호텔


대불호텔 터에 역사 공원을 조성하는 방안과 고증 자료를 바탕으로 해당 부지에 옛 호텔 건물을 그대로 복원해 짓는 계획을 마련하고 주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12일 인천시 중구와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구는 지난해 ‘대불호텔 부지 활용 기본계획 연구용역’을 발주해 중구 중앙동 1가 18번지 옛 대불호텔 부지(386.8㎡)의 활용방안을 찾고 있다.

구는 지난해 11월 용역 착수보고회에 이어 최근 중간보고회를 열고 호텔 부지를 역사 공원으로 만드는 1안과 부지에 옛 대불호텔을 복원하는 2안을 마련했다.

대불호텔 터를 역사 공원으로 만드는 안은 발굴 조사 후 남은 기초 구조물을 보존한 뒤 터 상부를 흙으로 덮어 지상을 역사 공원을 만드는 내용이다.

발굴된 유적은 지하 공간에 마련해 시민에게 공개하고 지상에는 휴게시설 등을 설치해 주민들의 공간으로 돌려준다는 계획이다.

2안은 대불호텔 터에서 발굴된 유적의 흔적, 평면 실측결과, 사진 자료 등을 바탕으로 부지 위에 1880년대 대불호텔의 모습을 복원한 호텔 건물을 새로 짓는 구상이다.

호텔 터 주변의 유사한 건축물을 일부 철거해 자재를 확보하고, 1층 바닥에는 강화 유리를 설치해 지하의 유적이 보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두 계획 모두 대불호텔 부지에서 나온 기초 구조물을 지하에 보존하지만, 지상에 공원을 만드느냐 대불호텔을 복원해 다시 짓느냐를 두고 활용안이 엇갈린다.

그러나 문화재 전문가들은 해당 부지에 역사 공원이 아닌 옛 대불호텔을 지상 3층 규모로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종헌 문화재 위원은 용역 자문의견서를 통해 “대불호텔 건물 복원을 위한 당시 평명도와 사진 자료 등은 이미 확보돼 있다”며 “개항기 초기 호텔로서의 의미가 매우 크고 개항장 인천의 의미를 보여줄 상징물로서 호텔 복원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동 전 문화재 위원도 “일본이나 중국 등 인접국의 당시 호텔 자료를 수집해 참고하고 자료 조사를 충실하게 해 역사적인 복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호텔 복원을 주장했다.

구는 각계의 의견 수렴을 거쳐 다음 달까지 호텔 부지 활용안을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구의 한 관계자는 “문화재 위원을 포함한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활용방안을 최대한 빨리 확정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문화재 활용을 통해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거쳐 그 가치를 살리는 게 중요하다”며 “보여주기식 문화재 복원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국내 최초의 호텔인 대불호텔은 1888년 일본인 해운업자가 지은 3층짜리 벽돌 건물로 1918년 한 중국인이 인수해 음식점 ‘중화루’로 운영했고, 건물은 1978년 철거됐다.

이후 대불호텔 터를 사들인 민간사업자가 2011년 상가를 짓기 위해 터파기 작업을 하던 중 붉은 벽돌 구조물 일부를 발견해 발굴 조사가 진행됐고, 문화재청은 같은 해 11월 터를 원형 보존 조치하라고 지자체에 권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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